<앵커 멘트>
경북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은 내진 설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됐는데요.
환태평양의 이른바 '불의 고리'에 위치해 수시로 지진이 일어나는 칠레에서는 9.5 규모의 지진에도 견디는 내진 설계로 피해를 줄이고 있습니다.
칠레 현지에서 이재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0년, 규모 8.8 지진이 강타한 칠레,
하지만, 수도 산티아고의 고층 건물은 멀쩡했습니다.
이 54층 건물도 당시 완공을 앞두고 끄덕없이 견뎠습니다.
비결은 X자 모양으로 위 아래 층을 떠 받친 이 구조물, 중간 2개의 철판이 좌우 진동을 흡수하고 건물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된 겁니다.
3개 층마다 앞 뒷면에 설치됐습니다.
<인터뷰> 이그나시오 비달(시르베 내진설계회사 대표) : "단단함 대신에 이 부분을 잘라서 이러한 장치를 넣어 충격을 줄여주도록 했습니다."
7층짜리 공립 병원을 짓기 위해 기초 공사가 한창입니다.
기둥을 세울 곳곳에 콘크리트 상자가 눈에 띱니다.
콘크리트 위에 고무와 철판을 넣은 구조물을 설치합니다.
<인터뷰> 안드레스 코떼(누윤텍 내진 설계회사 관리 책임자) : "중요한 부분은 안쪽인데요, 철판과 고무를 (20차례)반복해서 층층이 쌓았습니다."
땅의 충격을 80% 흡수한다는 설명입니다.
이러한 '러버슈즈' 고무 신발이라 불리는 진동 완충 장치는 이곳에 260여 개에 달합니다.
작은 진동에도 민감한 병원에 내진 설계는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앙헬(공사 현장소장) : "이 병원이 완공되서 운영된다면 규모 9.5 의 지진에 견딜 수 있습니다."
2010년 이후 칠레의 신축건물은 기초부터 뼈대까지 내진 설계로 규모 9.5 지진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이재환기자 (happyjhl@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