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선제 타격 방안도 논의… 한·미, 워싱턴 시뮬레이션


한·미 군 당국이 지난 19일 미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한반도에 전개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실시했다. 최근 고강도 무력시위를 재개하면서 한·미의 군사적 행동에 대한 ‘압도적 대응’ 방침을 밝힌 북한이 이번 한·미 연습과 3월 연합훈련을 걸고넘어지며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미 국방부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제8차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을 진행했다. 양국 국방장관이 지난해 11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연례 개최에 합의한 이후 첫 번째로 시행된 연습이다.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중 가장 긴밀한 수준의 협력으로 평가된다.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싯다르트 모한다스 미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 리처드 존슨 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 부차관보 등이 참여했다.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은 한·미 당국자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북한의 핵위협부터 실제 핵공격까지 단계적 상황을 가정하고, 협의를 거쳐 상황별 대응 계획과 전략을 도출하는 토의식 연습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한반도 위기관리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북한이 핵사용을 공언한 만큼 다양한 핵위협 상황을 중점적으로 다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습에선 한·미가 북한의 핵공격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고, 대북 선제타격을 하는 방안까지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연습을 마친 한·미 대표단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킹스베이에 있는 핵잠수함 기지를 방문한다. 핵잠수함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폭격기와 함께 미국의 3대 핵 축을 구성하는 전략자산이다. 대표단은 이곳에서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 능력을 드러내 보이며 북한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중순에는 양국 군이 다수의 실기동훈련(FTX)을 동반한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를 11일간 실시할 예정이다. “적의 행동 건건사사를 주시할 것”이라고 했던 북한이 추가 도발로 맞불을 놓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우진 기자(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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