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영철 투혼
2007. 12. 8. 15:16ㆍ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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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도 총기탈취 사건 발생 과정에서 범인과 사투를 벌인 해병대 이재혁 병장(20)과 고 박영철 일병(20) 두 군인의 용기는 돋보였다. 특히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끝내 숨진 박 일병의 안타까운 사연은 국민과 네티즌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범인은 6일 오후 5시 50분께 코란도 승용차로 두 병사를 치고 지나간 뒤 유턴해 이 병장 가까이에 차를 세웠다. 중상을 입었지만 의식이 있었던 이 병장은 수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범인에게 K-2 소총을 겨눴다. 다친 데 없느냐며 이 병장을 안심시키는 듯했던 범인은 갑자기 흉기를 꺼내들었고 격투가 시작됐다. 범인은 20㎝가 넘는 흉기를 휘둘러 이 병장의 왼쪽 손가락과 허벅지, 얼굴 등에 중상을 입혔다. 또 K-2 소총을 잡아채려고 했지만 오히려 이 병장이 휘두른 소총 개머리판에 이마를 가격당했다. 멈칫한 범인의 이마에서 피가 흘렀고 쓰고 있던 모자는 바닥에 떨어졌다. 범인은 이 병장의 소총을 빼앗기 위해 이 병장을 밀고 당기며 10여 m를 끌고 갔다. 이 병장은 결국 손에서 소총을 놓쳤지만 수류탄, 실탄이 든 탄통을 끌어안은 채 도로 옆 둑 밑으로 밀려 떨어졌다. 대전 출신인 이 병장은 지난해 2월 입대해 훈련을 받으면서 아버지, 술 조금만 드시고 건강 챙기셔서 100일 휴가 때는 10년 더 젊어 보였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등 효심도 남달랐다. 죽어가면서도 투혼을 발휘한 박 일병의 용기는 더욱 돋보였다. 이 병장에게서 탄통을 빼앗지 못한 범인은 박 일병에게 접근해 허벅지, 옆구리 등 7군데를 찔렀다. 하지만 의식이 남아 있었던 박 일병은 총기 멜빵끈을 움켜쥔 손을 놓지 않았고 범인은 끝내 주먹을 풀지 못했다. 박 일병은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자원 입대했다. 박씨의 할아버지 박인환 씨(73)는 영철이는 누나 학비와 자신의 학비가 겹치면 부모님이 힘드니 빨리 군대에 가겠다고 말했다며 경찰이 꿈이어서 몸을 단단히 해야 한다며 대학 1학년을 마치고 해병대에 자원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박 일병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는 3000여 명의 추모객이 몰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