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 민간체제 개편

2008. 2. 4. 09:50카테고리 없음

대한주택공사가 창사 45년 만에 처음으로 조직을 민간경영체제로 대폭 개편,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공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간부직인 실·처장과 팀장급 중 절반 이상을 바꾸고 종전에 실·처장급이 맡았던 1급 자리에 2급 팀장급을 배치,그동안 `연공서열`을 중시해 온 주공 임직원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 같은 조직개편은 민간 건설사인 대우건설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박세흠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주공에 와보니 효율성이 떨어지는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앞으로 대대적인 수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일단 `참여정부`의 공기업 수장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전임 한행수 사장이 물러난 뒤 공모절차를 거쳤지만 박 사장의 임명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던 게 사실이다. 이 점에서 새 정부에서 박 사장의 선택의 폭은 좁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수십년 동안에 걸쳐 형성된 직원들의 공기업 정서 및 의식을 한꺼번에 바꾸는 것도 걸림돌 중 하나다. 특히 `철밥통`이라는 공기업 이미지에서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거듭날지 눈여겨볼 일이다.

이런 분위기에도 박 사장의 이번 시도는 최근 공기업 구조조정과 맞물려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다. 45년간 직종별 조직의 틀을 깨고 민간기업처럼 책임을 강조하는 사업부제 개편, 내부적으로 치열한 경쟁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