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자 채용증가

2008. 8. 26. 20:56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경기 어려울수록 준비된 경력자 채용 늘어

공채중심 순혈주의 엷어져…문화적 융합 숙제

"2012년까지 경력직 비중을 신규 채용의 50%까지 늘려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올해 1월 전략경영본부에 지시한 인재 확보 전략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박 회장이 경력직 채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임원들은 '50%'라는 숫자에 "다소 충격적이었다"고 고백했다.

경력직 채용 비중 확대는 공채 중심의 '순혈주의' 문화를 무너뜨리고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피'를 도입해 혁신을 꾀하겠다는 취지라고 금호 쪽은 설명했다. 그룹 성장축으로 타이어·화학, 운송·물류, 건설 등 3대 전문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설정하면서, 범용형 인재만으로는 승부를 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박삼구 회장이 지난해 12월 대우건설에서 해외영업과 기획을 담당하던 박홍석 상무에게 그룹의 인적자원 관리 업무를 맡긴 것은 상징적이다. 박 상무는 "이질적인 집단에서 온 사람이 활력을 불어넣으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력직 채용 비중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평균 10~15%에 지나지 않았던 경력직 채용 비중은 지난해 신입 사원 2600명 가운데 29%를 차지할 정도로 올랐고, 올해는 이보다 10% 안팎 더 늘릴 계획이다. 박홍석 상무는 "기존 직원들과 마찰을 줄이기 위해 전문적인 신규 프로젝트 중심으로 경력직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직무 위주의 인사 시스템이 잘 정착돼 있는 외국에선 기업들의 경력직 채용이 일반화돼 있다. 제너럴일렉트릭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 요인을 꼽을 때도 '외부 인재의 적극적인 영입'이 빠지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경력직을 선호하는 흐름으로 기업환경이 바뀌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박재현 휴먼컨설팅그룹 대표는 "기업들 사이에 경쟁이 격화되면서 인재 쟁탈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훈련된 경력직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경력직 채용 비중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잡코리아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자사 사이트에 등록된 19만5540건의 경력직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등록된 경력직 채용공고는 10만141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4126건보다 7.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화수 잡코리아 사장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신입보다 경력직 채용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올 상반기에도 불투명한 경제 전망의 영향으로 경력직 채용을 늘린 기업이 다수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력직 채용 자체보다 더 어려운 게 '채용 뒤 융합' 과정이다.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한 뒤 문화와 인적 자원을 통합하는 과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두 과정 모두, '남의 식구'라는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시키고 '우리 집 식구'라는 동질감을 심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에 '점령군'을 파견하지도 않았다. 최근 인수·합병에서도 인수 뒤 통합 프로그램을 중요시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2000년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과 심한 대립을 빚었던 두산은 제너럴일렉트릭의 '인수 후 통합' 프로그램을 연구·도입해 2005년 대우종합기계(두산인프라코어) 등을 인수한 뒤에는 성공적인 연착륙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동양제철화학도 타이어 원료로 쓰이는 카본블랙 제조업체인 미국 컬럼비안케미컬을 2006년 인수할 때 핵심 인재를 붙잡기 위해 '경영진이 최소 1년간 떠나지 않게 해달라'는 계약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재현 대표는 "외부에서 온 인재를 붙잡으려면 기업 가치 공유 정도와 성과를 잣대 삼아 기존 및 신입 직원에게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인재 평가 틀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간첩 원정화 검거  (0) 2008.08.28
셀프 폐차 유리  (0) 2008.08.27
2008 F/W 명품 패션쇼  (0) 2008.08.26
일자리 33만개 창출  (0) 2008.08.26
성폭력범 300명 전자팔찌  (0) 2008.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