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큰흐름을 읽어라

2009. 1. 19. 05:53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새해 경제 ‘불확실성’… 큰흐름을 읽어라

미국 집값하락 멈추고 영국 파운드화 가치 오르고
제조업가동률·경기선행지수 개선되면 경제 나아져
외평채CDS프리미엄·신용스프레드도 두루 참고해야

한겨레 정남구 기자
세계 금융위기의 불길이 실물 부문으로 옮겨붙으면서 경기가 급랭하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낙관하지만, 그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새해 들어서도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의 부실은 계속 커지고 있다. 경제분석 기관들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다. 모든 게 불확실하다는 점만이 확실한 상황이다. 이런 때일 수록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경제지표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문가들이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경제지표로 꼽는 6가지 경제지표를 모아봤다.

주목해야 할 국내외 6개 경제지표

1 미국 케이스-실러 지수 미국의 경제위기는 집값 거품 붕괴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집값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 한 금융부실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다. 모기지 부실에 그치지 않고, 가계 파산으로 신용카드 대출 등에서도 부실이 커질 수 있다.

케이스-실러 지수(www.homeprice.standardandpoors.com)는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가 미국 전역의 주택가격을 조사해 두달 전 수치를 매달 하순에 발표한다. 20개 도시 주택가격은 지난 2006년 7월 이후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해 10월까지 27개월 연속 하락했다. 10월 지수는 고점 대비 23.4% 하락한 상태다. 집값 하락이 멈추지 않는 한, 경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 곧 지난해 11월치 발표를 앞두고 있다.

2 영국 파운드화 가치 지난해 9월 이후 영국 파운드의 가치는 선진국 통화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졌다. 영국도 미국 만큼이나 집값이 크게 뛰어올랐는데, 2007년 9월 이후 집값이 떨어지면서 은행 부실이 자꾸 불거지고 있다. 영국 주택가격 정보업체 홈트랙(HomeTrack)은 지난해 영국 집값이 8.5% 떨어졌고, 올해도 10% 추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증시 흐름을 보여주는 ‘엠에스시아이 월드’(MSCI World) 지수는 파운드화 가치와 매우 밀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관관계는 1월 셋째주 현재 0.91이다. 상관관계가 1이면, 두 변수가 똑같이 움직인다는 뜻이다. 국제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그만큼 영국 변수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은행 시스템이 불안정해지면, 세계 금융시장은 또 한번 경색될 수 있다.

3 외평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우리나라 외국환평형기금 채권(5년 만기)에 대한 지급 보증 수수료를 금리로 나타낸 것이다. 한국 경제의 부도위험에 대한 국제금융시장의 평가다.




지난해 초만 해도 100bp(1bp=0.01%포인트)를 밑돌았으나 9월 금융위기 뒤 급등해 한때 699bp까지 올랐다.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뒤 200bp대로 잠시 급락했으나 다시 400bp로 상승한 뒤, 지금은 300bp를 넘나들고 있다. 프리미엄이 높아지면 외화 조달이 그만큼 어려워진다.

4 신용 스프레드 경기 후퇴에 대응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내림에 따라 안전한 국채 금리는 크게 내렸다. 하지만 회사채 등 투자 위험이 큰 채권의 금리는 조금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돈을 풀어도, 생사가 불확실한 기업에는 돈이 공급되지 않는 신용경색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채와 회사채 금리의 격차를 신용 스프레드라고 한다. 신용 스프레드가 줄어들어야, 비로소 시중에 돈이 제대로 돌고 경기도 바닥을 다질 수 있다. 구조조정이 잘 이뤄져야 신용경색도 풀린다.

5 제조업 평균 가동률 국내 실물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내수가 좋지 않은 가운데, 수출마저 급감하고 있다. 이런 경기 흐름은 산업생산 증가율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증가율은 기준 시점의 지표에 따라 크기가 들쑥날쑥하다. 절대수치인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그런 문제점이 없다. 11월 지표는 68%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다. 가동률이 떨어지는 한 경기는 계속 나빠지는 것이다.

6 경기선행지수 경기가 좋아지는 징후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지표다. 기계수주액, 자본재 수입액 등 10개 개별경제 지표를 종합해 만든 것으로, 앞으로 3~6개월 뒤의 경기 상황을 예고한다. 통계청이 월말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할 때 함께 공표한다.

선행지수(전년동월대비 증가율)는 방향이 중요하다. 2007년 12월 하락세로 돌아선 뒤 2008년 11월까지 1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상승으로 방향을 바꾸더라도, 적어도 석달은 연속 올라야 추세 전환을 인정할 수 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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