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노동력 大유턴 개시됐다
2009. 6. 9. 09:14ㆍ카테고리 없음
선진국 → 개도국 귀국행렬 줄이어
선진국 일자리 줄어..개도국이 오히려 `기회의 땅`
주택시장 회복 지연·인플레 등 선진경제엔 `타격` 입력 : 2009.06.08 11:27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글로벌 대(大) 유턴(U-Turn)이 개시됐다.
위험을 피해 안전 자산에 몰려 들었던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시 부나방처럼 고위험 고수익 자산을 탐닉하기 시작한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위기를 겪은 선진국에서 일자리를 잃은 개발도상국 노동자들이 대거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가는 역(逆) 이주(migration)도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그 규모나 방향성 때문에도 주목할 만하지만, 과거처럼 선진국이 무조건 `기회의 땅`이 아님을 시사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들이 돌아가는 나라가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부국(富國)이 빈국(貧國) 노동자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로 인해 효율성을 배가해 양측 모두에 윈윈(Win-Win)이라던 세계화 찬성론자들의 주장은 말문이 막히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 선진국 떠나 개도국 돌아가는 노동자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월 탈세계화(deglobalization)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며 고용을 포함, 무역, 자본 움직임 등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감지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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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이어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역 이주 행렬이 대공황 이후 최대 규모라면서 이같은 상황을 같은 맥락에서 진단했다.
지난 1분기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경우는 한 해 전에 비해 13% 줄었다. 많은 멕시코인들은 미국으로 들어가기 보다 더 많이 자신들의 국가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말레이시아와 한국 등 인근의 더 잘 사는 나라에서 돌아올 이주민들이 6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고되거나 노동취업 인가가 만료된 인도인들은 두바이에서 속속 귀국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폴란드나 체코 공화국 등 새로 유럽연합(EU)에 가입한 국가들로부터 들어오는 노동자 등록이 지난 분기 55%나 줄었다.
세계은행의 이주 전문가이자 이코노미스트인 딜립 라타는 "이런 이주의 변화는 매우 새로우며 예상되지 못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런 역(逆) 이주가 경기후퇴 보다 더 오래갈 것이며, 예상보다 더 큰 규모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외국 노동자 떠나면 선진국 경제 타격 `불가피`
19세기 동유럽과 지중해 연안 사람들이 북미와 호주, 남아프리카, 남미 등에 이주했던 것이 전세계적으로 큰 이주였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발전하고 해외 여행이 쉬워지자 1990년대 말에도 이주는 크게 늘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같은 선진국들은 물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같은 신흥 부국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끌어 당겼다.
건설 수요가 급증하면서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필리핀, 스리랑카의 노동자들은 두바이 등에 몰려 들었고, 서구 국가의 건설, 법률, 은행 전문가들도 이 곳에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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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유입되는 인구가 줄었고, 이에따라 올해 U.A.E. 인구는 정체 상태를 보이거나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7년과 2008년 연 평균 6% 이상씩 인구가 늘었던 것과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싱가포르 역시 마찬가지. 이민자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에 건설 붐까지 일면서 싱가포르에 몰려드는 외국인들이 많았고,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인구는 75% 이상 증가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그러나 일자리 기회가 줄면서 올해와 내년 20만명이 싱가포르를 떠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싱가포르 부동산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퓨 히스패닉 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 땅을 떠나는 남미 노동자들이 지난 2006년 절정을 이룬 뒤 감소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특히 컬럼비아의 치안 상황이 호전되면서 숙련 노동자들이 돌아가고, 최근 몇 년간 경제 발전을 이루고 있는 브라질 귀국 행렬이 느는 것이 대표적이다.
선진국 경제가 받을 타격은 일단 불가피하다. 주택 수요가 줄면서 주택 시장 회복이 더 지연될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경제 회복세의 발목이 잡힐 수 있다. 고용주들이 이들의 빈자리를 메우려 자국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려 하기 때문이다. 혁신의 기세마저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선진국 = 기회의 땅` 공식 깨졌다
과거 같으면 귀국하는 개도국 노동자들에게도 타격이 불가피했겠지만, 지금은 꼭 그렇지 않다고 WSJ은 밝혔다. 선진국 경제는 위축되고 있는 반면, 개발도상국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하버드대에서 이주 트렌드와 관련한 연구를 끝낸 비벡 와드화는 "과거엔 미국에 메이플라워호나 에어 인디아의 편도 티켓을 끊어 왔지만, 지금은 더 많은 기회의 땅이 있다"고 밝혔다.
그의 연구 결과, 더 많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이주했던 중국인들이 이후 귀국하는 경우는 72%에 달했다. 인도인의 경우도 56%가 고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또 향후 5년간 인도와 중국에서 이주한 20만명의 숙련 노동자들이 귀국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년간 귀국한 인력(10만명)의 배에 달한다.
지난 1997년 베이징대를 졸업한 공 웨이핑(33)은 전형적인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향했다. 그는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딴 뒤 2004년 베어스턴스에 트레이더로 입사했다. 베어스턴스가 JP모간체이스에 합병된 뒤 남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한 그는 귀국을 결심했고 고국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그는 "중국의 자본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면서 중국인이 미국 사회에 딱 맞아 떨어지긴 어렵고 부모님들도 중국에 계셔서 귀국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역시 마찬가지. 이민자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에 건설 붐까지 일면서 싱가포르에 몰려드는 외국인들이 많았고,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인구는 75% 이상 증가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그러나 일자리 기회가 줄면서 올해와 내년 20만명이 싱가포르를 떠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싱가포르 부동산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퓨 히스패닉 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 땅을 떠나는 남미 노동자들이 지난 2006년 절정을 이룬 뒤 감소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특히 컬럼비아의 치안 상황이 호전되면서 숙련 노동자들이 돌아가고, 최근 몇 년간 경제 발전을 이루고 있는 브라질 귀국 행렬이 느는 것이 대표적이다.
선진국 경제가 받을 타격은 일단 불가피하다. 주택 수요가 줄면서 주택 시장 회복이 더 지연될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경제 회복세의 발목이 잡힐 수 있다. 고용주들이 이들의 빈자리를 메우려 자국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려 하기 때문이다. 혁신의 기세마저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선진국 = 기회의 땅` 공식 깨졌다
과거 같으면 귀국하는 개도국 노동자들에게도 타격이 불가피했겠지만, 지금은 꼭 그렇지 않다고 WSJ은 밝혔다. 선진국 경제는 위축되고 있는 반면, 개발도상국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하버드대에서 이주 트렌드와 관련한 연구를 끝낸 비벡 와드화는 "과거엔 미국에 메이플라워호나 에어 인디아의 편도 티켓을 끊어 왔지만, 지금은 더 많은 기회의 땅이 있다"고 밝혔다.
그의 연구 결과, 더 많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이주했던 중국인들이 이후 귀국하는 경우는 72%에 달했다. 인도인의 경우도 56%가 고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또 향후 5년간 인도와 중국에서 이주한 20만명의 숙련 노동자들이 귀국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년간 귀국한 인력(10만명)의 배에 달한다.
지난 1997년 베이징대를 졸업한 공 웨이핑(33)은 전형적인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향했다. 그는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딴 뒤 2004년 베어스턴스에 트레이더로 입사했다. 베어스턴스가 JP모간체이스에 합병된 뒤 남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한 그는 귀국을 결심했고 고국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그는 "중국의 자본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면서 중국인이 미국 사회에 딱 맞아 떨어지긴 어렵고 부모님들도 중국에 계셔서 귀국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