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예의와 매너 없이 스피치 없다.

2009. 7. 4. 08:42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우리나라의 인성교육부재를 고발

[아이엠리치]어느 벤처를 차린 지인이 있다. 그는 큰 꿈을 안고 회사를 차렸으나 그 꿈에 비해 시작은 소박했다. 자신이 사장이면서 온갖 사소한 일도 처리해야 했고 급기야 직원 한명을 그 후배의 추천으로 채용하게 되었다.

그 후배는 학교공부만 했고 사회생활이란 전무인 순박한 청년이었다. 그래도 오랜 백수생활을 접게 해준 선배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노라는 인사를 거듭거듭 했다.

이렇게 해서 형성된 직원 5명의 소박한 조직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오붓한 조직이다보니 허물이 없어져간다는 것이 문제였다. 순박한 청년은 사장 알기를 선배 형 정도로 대하기 시작했고 그러한 면을 본 사장은 거듭 충고를 주고 혼을 냈다. 혼을 낸다고 투정을 부리기 시작한 직원은 한 달이 갓 넘어서자마자 임금도 더 올려달라고 떼를 썼다. 심지어 자기를 추천해준 선배를 원망까지 했다.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마구 다가서는 그 직원은 술을 마시면 막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2명이든 3명이든 조직은 조직이다.

그리고 조직에서의 서열은 엄연히 존재한다. 따라서 그 서열만큼의 예의와 격식은 갖춰줘야 한다. 새롭게 사회생활을 하는 젊은 사람들을 대할 때마다 걱정이 서는 게 진심이다.

저마다 똑똑하다고 자부심을 갖는 것은 좋으나 그것이 전부인양 위아래도 없이 대들고 따지고 항의하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느 정도는 위는 위대로, 아래는 아래대로 예의를 가질 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예의가 없이는 막말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다.

필자가 있는 시민단체에서도 마찬가지 사례를 흔히 보고 있다. 들어오자마자 며칠만 지나면 돈타령부터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데, 내가 어떤 학교를 나왔는데, 내가 어떤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데 요것밖에 대우를 못 받느냐면서 강짜를 펴댄다.

이 시대 학교교육의 결과를 그대로 펼쳐 보이고 있다. 이들이 실업률에 고통 받고 있는 것은 시대적 비극이다. 그러나 인성적 모양새를 전혀 생각지 않고 무작정 잘났다고 대든다는 것은 사회적 비극이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나 정에 이끌려 제대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능력보다는 연줄이 더 강했기 때문에 조직의 폐해를 가져왔다. 요즘은 능력을 들이대는 시대이고 인재발굴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한 것의 또 하나의 폐해는 비인간적 작태이다.

무엇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문제는 얼마나 조화를 이루며 그 조화 중에 얼마나 인재를 인재로 키우느냐가 관건이다. 문제는 인재양성이 학교가 아닌 사회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은 국가경제의 낭비이다.

인간성이 제대로 되고 그만큼 실력도 갖춘 사람이 제대로 된 인재이다. 머리만 똑똑하다고 인재는 아니다. 더구나 예의와 매너 없이 리더를 꿈꿀 수는 없다.

요즘은 매너리더십으로 리더의 양상이 바뀌어가고 있다. 강한 명령과 무조건적인 복종을 원하는 조폭형 카리스마보다는 상대를 배려하고 상대에 대해 귀를 열어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오픈된 리더, 매너리더십을 발휘하는 리더가 진정한 리더이며 이시대의 덕목이다.

예의와 매너를 갖춘 사람이 되자. 그리고 나서 그에 맞는 표정과 스피치가 겸비되어 나올 수 있게 하자. 이시대의 추락한 예의범절을 다시 세워볼 줄 아는 젊은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예의범절 운운하면 조선시대 고리타분하고 먼지 냄새 풍기는 것쯤으로 잘못 인식하는 것도 우리교육의 구멍 난 부분이다. 필자의 아들이 다니는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담임선생님께 아들의 인사성 없음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니, 그것이 무슨 문제냐면서 오히려 이상하게 나를 대했다. 담임은 공부만 신경 쓰지 뭘 인사성까지 신경쓰냐면서 그럴 여유 없다고 딱 잘라 말하는 것을 보고 나 또한 너무나 놀란 적이 있다.

이시대의 교육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나머지 부분에 대한 공백은 어떻게 매울 것인가 ?

누구의 몫인가?

한번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