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건설사 난황

2009. 7. 15. 17:13건축 정보 자료실

"분양말고 땅부터 팔아라"..워크아웃 건설사 비애

[이데일리] 2009년 07월 15일(수) 오후 02:17

- 채권단, 워크아웃건설사 핵심자산 매각 압박

- 상반기 워크아웃 건설사 분양 한 건도 없어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정상화되기 위해선 아파트를 팔아야 하는데 씨감자격인 아파트 부지를 빨리 팔라고 하니, 회사가 정상화되겠습니까?" 지난 4월 워크아웃에 돌입한 A건설사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워크아웃 건설업체들이 기업구조 개선작업에 돌입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아파트 분양 사업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경영 감독을 맡고 있는 채권단이 아파트 분양보다 해당 부지 등 핵심 자산 매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워크아웃에 돌입한 8개 건설사들의 경우 올 상반기에 분양한 아파트는 단 한 가구도 없다.

이들 워크아웃 건설사들은 당초 상반기 분양계획이 잡여 있었으나 채권단이 해당 부지를 매각하거나 PF대출에 난색을 표하면서 분양이 연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경기도 김포시에서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B건설사는 주채권은행이 이 사업부지의 매각을 종용하고 있다. 당초 올 9월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지만 주채권은행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향후 분양일정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특히 이 회사는 채권단이 김포 사업부지 외에도 수도권 대규모 택지지구에서 분양받은 부지 대부분의 매각을 요구하고 있어 난처한 상황에 빠져 있다.

C건설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5월 인천 청라지구에 아파트 734가구를 다른 건설업체 4곳과 동시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주채권은행이 사업 추진에 부정적인 의사를 보인데다가 PF대출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 분양을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이 회사는 최근 가까스로 PF 대출 문제를 해결해 오는 9월경에 분양에 나설 방침이다.

채권단이 '아파트 분양' 보다는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를 요구하면서 워크아웃 건설업체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B건설 관계자는 "현재 채권단은 비업무용 자산 뿐만 아니라 사업을 반드시해야 할 핵심자산까지 매각을 요구하고 있다"며 "아파트 분양을 통해 수익을 내고 그 돈으로 회사 재무 재선을 꾀해야 하는데 아파트 부지부터 팔아서 돈을 갚으라는 게 말이 되는냐"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씨감자격인 아파트 사업장이 있어야 은행에 빌린돈도 갚고 워크아웃도 무사히 끝낼 수 있다"며 "현재와 같이 자산은 모두 팔아야 한다고 회사를 압박하면 워크아웃을 마무리 지은 뒤에도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과 같은 부동산 침체기에 섣불리 분양에 나섰다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선은 워크아웃 대상 기업의 부채비율 등을 낮추는게 워크아웃을 감독하는 은행의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