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0명 손님 비결

2009. 9. 6. 20:11분야별 성공 스토리

목수를 꿈꾼 청년이 있다. 우연찮게 시작하게 된 이탈리아 음식점. 그는 지금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식당을 꿈꾸고 있다. 부산 경성대 앞에 위치한 파스타 전문점 '파스타팩토리'의 정원찬(35) 사장 이야기다.

장사라고는 해 본 적이 없는 그가 음식점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 2004년의 일이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형이 사망하면서 형의 가게를 물려받게 된 것. "남은 계약기간 동안만 가게를 하려고 했어요. 아는 것이 없어서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일을 배우며 가게를 운영하는데 매출이 형편 없더군요." 하루 매출 4만4천500원.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매출액을 보며 그는 형의 모습이 이랬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갑작스러운 가게 인수로 고전
'꾸준한 투자' 하루 500명 찾아


"화가 났어요. 잘해보고 싶었죠. 그래서 새로 하나씩 준비를 했습니다." 정 사장은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파스타 전문점으로 변화를 꾀했다. 형이 만들어 놓은 요리법에 음식 만들기를 좋아한 자신의 8년 자취 경험을 더했다. 캐나다 유학시절 배운 요리까지 더해 지금의 가게 메뉴를 만들어 냈다.

"4년 동안 추석과 설 하루씩 이틀을 빼고는 쉰 적이 없어요. 처음 1년은 적자를 냈죠. 3년은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두고 꾸준히 노력했더니 한명 두명 단골손님이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지금은 하루 평균 400~500명이 가게를 찾는다.

이런 급성장(?)의 비결에 대해 정 사장은 성심을 다한 서비스를 꼽았다. "250인의 법칙이라는 게 있어요. 가게에 오신 손님 중 한 명이 만족하면 새로운 손님 250명에게 전파된다는 것입니다. 직원들에게 거리에서 250명에게 홍보를 할 자신이 없다면 지금 한 명의 손님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말합니다."

보통 가게에서라면 그냥 뻔히 하는 소리로 들리겠지만 정 사장의 고객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갓난아기 때부터 가게를 찾아 지금은 초등학생이 된 아이, 대학 때부터 커플이었다 이제는 결혼한 부부, 자신의 가게에서 처음 만나 출산을 앞두고 있는 외국인 커플 등. 정 사장은 그들에게 파스타팩토리가 특별한 공간으로 인식되는 것이 너무 기쁘다고 했다.

가게 앞 벽면에 장식된 큰 톱니바퀴 세 개가 맞물려 있는 모형.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정 사장의 솜씨로 의미하는 바가 있다. "음식도 하나의 문화잖아요. 맛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이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게와 손님, 직원이 서로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거죠."

정 사장은 직원을 새로 뽑을 때 면접을 1시간씩 본다고 했다. "제가 직원을 면접보는 자리면서 동시에 직원이 저와 가게를 면접보고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만큼 남을 존중하는 자세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가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됩니다."

이런 생각과 태도 만으로 지금의 파스타팩토리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결국 음식점의 선택기준은 맛. "100% 정통 이탈리아식은 아니지만 맛집 사이트를 통해서도 꽤 알려졌고, 업무차 부산을 찾은 이탈리아인들이 직접 찾아올 정도"라고 정 사장은 덧붙였다.

"목수가 되고 싶은 꿈은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나중에 공원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만든 공원의 벤치에 앉아 사람들이 행복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는 장면을 상상하곤 합니다. 언제가 될 지 모를 그날을 위해 꾸준히 계속 노력해 나갈 겁니다."

오금아 기자·김지혜 독자리포터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