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도 끄덕없는’ 외환대책 만든다

2009. 9. 23. 22:02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위기에도 끄덕없는’ 외환대책 만든다
[파이낸셜뉴스] 2009년 09월 23일(수) 오후 05:25   가| 이메일| 프린트
기획재정부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위기 재발 때도 한국경제가 충격을 덜 받을 수 있는 ‘충격 흡수력이 강한’ 외화유동성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기획재정부 등 정부당국은 몇몇 은행, 외국계 투자은행(IB), 기업체 자금담당자들을 모아 놓고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1년 외환정책의 개선사항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업계의 건의사항을 듣는 자리를 분기별로 정례화하기로 했다. 또 기획재정부, 한은, 금융위, 금감원 등의 실무자를 중심으로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해 이르면 내달까지 외화유동성 관리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은행권 중장기재원조달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 글로벌 금융불안이 해소되지 않았고 향후 미국의 출구전략과 관련해 달러화 가치의 급변 가능성이 내재돼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자는 차원이다.

특히 위기가 재발되기 전에 ‘외양간을 튼튼히 해놓기’ 위한 목적도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외환위기(IMF) 이후 은행권이 외화유동성 관리를 위해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 7일 갭 비율 등을 중요 지표로 관리해 왔지만 리먼사태 이후 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온 것은 현 체제로는 부족하다는 의미”라며 “다시 제2의 리먼사태가 재발해도 견딜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충격 흡수력 강화 대책으로 외화자산을 유동성이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고 외화유동성 비율을 산정할 때 월말 잔액이 아닌 평균잔액을 기준으로 삼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이처럼 외화유동성 고삐를 다시 죄는 이유는 향후 출구전략에 대비하고 저금리 달러조달이 가능할 때까지 긴장을 놓지 않기 위함이다.

모 외국은행 국내지점 대표는 “최근 ‘달러 캐리 트레이드’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실상 현재 머니마켓에서 달러를 쉽게 빌릴 수 없는 형편”이라며 “오버나이트(하루짜리 달러화 자금) 등 초단기자금만 넘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오버나이트 금리는 23일 현재 0.2%대 초반대로 지난 4월 중순 0.2% 후반대 진입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오버나이트 금리는 지난해 9월 금융위기 당시에는 6.88%까지 올라갔었다. 또 미국 달러화가 향후 미국의 출구전략 언급과 함께 가치가 오를 가능성도 크고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다소 수그러져 은행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모 은행 자금부 관계자도 “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가 현재 저점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오를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오는 2014년인 만기 외평채의 경우 가산금리가 160bp(1bp=0.01%포인트) 수준으로 지난 2005∼2007년도의 외평채 가산금리(90∼100bp 수준)보다 여전히 높다. 특히 국민, 우리은행 등이 올해 들어 발행한 해외발행 채권 역시 가산금리가 300∼500bp에 달하는 등 여전히 이전 연도에 비해 높은 금리를 줘야 발행이 가능했다.

/powerzanic@fnnews.com 안대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