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수도권투자자 지방으로 눈돌려

2009. 11. 13. 00:15부동산 정보 자료실

서울ㆍ수도권투자자 지방으로 눈돌려
DTI규제 없고 가격 싸…당진 아파트 계약자 60%이상이 수도권 거주

부산 서면에 위치한 포스코건설 센트럴스타 모델하우스에서 예비 청약자들이 관심을 갖고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포스코건설>
#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사는 김 모씨(47)는 최근 부산 서면 센트럴스타 129㎡를 계약했다. 부산에 연고가 없는 김씨는 "재테크 목적으로 구입했다"고 말했다. 인근 문현금융단지가 2012년에 조성되고 KTX역 이전 등의 호재가 있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주변지역이 2~3년 후 개발돼 값이 오르면 파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 경기 화성시 동탄에서 토지보상을 받은 박 모씨(53) 역시 충남 당진이 개발 호재가 많다는 얘기에 아파트 매입을 타진 중이다. 박씨는 투자 목적으로 중형 두세 채를 사려고 하고 있다.

수도권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와 서울에 비해 혜택이 큰 양도세 감면 규정으로 지방 아파트 매입을 노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전매제한도 많이 완화돼 있어 지방 부동산 투자로 시야를 넓힐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충남 당진이나 부산 서면 등은 수도권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지역이다.

주택컨설팅업체인 내외주건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분양을 마친 충남 당진의 `송악 e편한세상`은 총 811가구 중 63%가 수도권 주소지의 계약자가 차지했다. 역시 인근의 신평 LIG리가 단지도 총 593가구의 64%가 수도권의 계약자였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DTI규제, 양도세 감면 이외에도 전매제한이나 임대사업 규제도 지방이 훨씬 적어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라며 "서울 집값이 너무 올라 있는 상황에서 적은 돈으로 투자가 가능한 지방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가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투자자들은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을 노리기 때문에 실수요자들과 함께 몰려 가격 상승을 유발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충남 당진에서 분양한 송악 e편한세상은 3.3㎡당 평균 640만원대에 분양했는데 최근 분양을 앞둔 아파트는 평당 700만원 안팎으로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지역의 경우 전세금이 집값의 60% 선까지 올라 있다. 전세를 끼고 대출을 적당히 받으면 집값의 20% 정도만 내면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다.

인천에 직장을 둔 김 모씨(36)도 최근 충남 당진의 아파트를 계약했다. 전세 구하기도 힘든 데다 전세금이나 집값이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112㎡의 전세보증금은 1억3000만~1억4000만원이었는데 집값은 2억1000만~2억2000만원이었다.

김씨는 "현대제철 공장이 내년 초 가동을 시작해 근로자들이 몰리는 데다 전세를 끼고 아파트에 투자한 수도권 사람이 많아 실수요자들이 전세를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선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