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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초고속 성장을 구가하는 중국은 과연 어떤 관계일까.
워싱턴포스트는 16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중국 방문에 즈음해 경제적 관점에 초점을 맞춘 미-중 관계를 조명했다.
포스트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마치 냉전시대에 존재했던 '상호확증 파괴전략(MAD.Mutual Assurance of Destruction)'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MAD는 냉전시대 핵무기를 보유했던 미국과 소련의 이른바 '핵억제 전략'으로, 적이 핵 공격을 가해오면 적의 공격 미사일 등이 도달하기 전에 또는 도달한 후에라도 핵 보복 전력을 이용해 상대방도 끝장낸다는 개념이다.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지만 공격을 했을 경우 자신도 공격을 받게 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불안한 평화'가 유지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포스트는 이와 관련해 "미국은 '중국의 국채'에 묶여있고, 중국은 미국의 '달러 올가미'에 걸려있는 얽히고 설킨 관계"라고 규정했다. 즉, 양국이 모두 지금의 관계가 건전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맘대로 깨뜨릴 수도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실제로 극심한 재정적자로 허덕이는 미국 입장에서 중국은 8천억달러에 이르는 국채를 갖고 있고, 값싼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의 경우는 미국이 최대 시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미국과 중국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미 의회와 경제학자들은 중국이 미국의 국채를 내다 파는 방법으로 대만과의 관계나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입장에서도 달러 올가미에 걸려 포로가 되고 말았다는 비판론이 일고 있다. 달러화 자산을 너무 많이 보유하다 보니 내다 팔 곳이 마땅치 않고, 팔겠다는 의사만 알려져도 달러화 보유자산 가치가 급격히 하락해 큰 손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 미국 경기가 하강하자 수천개에 달하는 광둥(廣東)성의 공장이 문을 닫고 수십만명의 노동자가 해고됐던 사례가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물론 그동안 미국의 저축이 늘어나면서 국채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다소 낮아졌고, 중국도 외화 자산의 다변화 차원에서 미 국채를 일부 팔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호 확증파괴적 관계에 있는 미국과 중국의 '불안한 평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돈을 필요로하는 만큼 인권문제나 언론자유 문제를 공개리에 거론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을 방문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상하이 과학기술관에서 가진 대학생들과 대화에서 "표현과 종교의 자유, 정보접근의 기회와 정치참여는 보편적인 권리이며, 인터넷에서 정보의 소통을 자유롭게 할수록 사회가 더욱 건전해진다"면서 중국의 인터넷 통제와 자유 억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다만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지지하며, 대만과의 양안 긴장관계가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nowhere@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