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재건축 사업성..자칫 역효과?

2010. 1. 18. 09:22건축 정보 자료실

‘베일 벗는’ 재건축 사업성..자칫 역효과?

[파이낸셜뉴스] 2010년 01월 18일(월) 오전 06:40   가| 이메일| 프린트



서울시가 오는 3월부터 재개발·재건축 추진 단지의 사업비와 조합원 추가분담금 수준을 사전(조합 설립 단계)에 일반인들이 확인할 수 있는 ‘사업비 및 분담금 추정 프로그램’을 개발, 인터넷에 공개하기로 함에 따라 재개발 지분 및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업비와 추가분담금 수준이 공개되면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 완료 후의 사업성 여부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주변 시세와 비교해 저평가된 재개발·재건축단지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해당 재개발 지분이나 재건축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고평가된 단지는 가격이 급락해 사업추진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재건축단지 사업성따라 집값 요동칠듯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공공관리자제도의 일환으로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사업비 및 분담금 추정 프로그램’을 3월부터 전용 홈페이지 클린업시스템(cleanup.seoul.go.kr)에 올리기로 함에 따라 시내 재개발·재건축 단지마다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지금까지는 재건축·재개발 지분을 살 때 추가분담금 규모를 알 수 없어 개략적으로 계산해 매수 여부를 결정했지만 사업비 및 분담금 추정 프로그램이 개발돼 관련 정보가 공개되면 조합설립 이전 단계의 단지도 추가분담금 수준을 가늠할 수 있도록 투자수익성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면서 “이로 인해 저평가된 단지는 가격이 급등하고 고평가된 단지는 급락하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값 과도한 재개발 올스톱 우려

특히 지분값이 과도하게 오른 일부 재개발 구역은 추가분담금 규모가 드러나게 돼 사업 추진이 올스톱 되는 등 엄청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내 재개발 지분값은 2006년부터 재개발 소액투자 바람이 불면서 일부 지역의 경우 2배 이상 오른 곳이 수두룩한 데다 일부 지역의 경우 지분쪼개기가 극심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서대문구 아현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지분 투자를 한 사람들 대부분이 추가분담금 없이 아파트를 받을 것으로 믿고 있는데 막상 추가분담금이 1억∼2억원 정도 발생한다면 누가 재개발에 동의하겠느냐”며 “이럴 경우 조합원들이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아 사업이 올스톱되는 단지가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 재건축 등 집값 자극 우려도

더구나 이번 추가분담금 산정 프로그램에 따라 추가분담금 등이 공개되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을 자극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가격보다 보유 지분이 많아 당초 예상치보다 추가분담금이 줄어드는 재건축 단지는 사업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이렇게 되면 가격도 치솟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재건축 아파트값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기존 아파트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주변시세 상승은 또다시 재건축 단지의 사업성 제고로 이어져 가격앙등이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현도컨설팅 임 사장은 “서울시가 공식적으로 추가분담금 규모를 공개한다는 것은 사업성을 알려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끌어들이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재개발 및 재건축 시장에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사진설명=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추진단지의 사업비와 추가분담금 수준을 3월부터 공개키로 함에 따라 앞으로 해당지역 저평가 단지와 고평가 단지 간 아파트값 등락에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