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중소콘텐츠 "인터넷생태계 복원 돕는다"
2010. 4. 27. 18:26ㆍC.E.O 경영 자료
포털-중소콘텐츠 "인터넷생태계 복원 돕는다"
5월 상생협의체 출범… 중소업체 IR 지원ㆍ광고분배 등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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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생 현장을 간다- 기업별 사례
⑬ 인터넷 상생협의체
NHN,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 등 메이저 포털 사업자들과 중소인터넷콘텐츠 기업들이 생태계 복원을 위해 한 자리에 모인다. 5개 포털사업자들이 지난해 12월 `인터넷 상생협력선언'을 한 데 이어 인터넷기업협회, 인터넷콘텐츠협회, 인터넷마케팅협회 등의 사업자 단체들은 5월 중 `인터넷 상생협의체'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한다.
이는 그동안 한국의 유선인터넷 시장에서 `가두리' 방식의 서비스를 진행해온 메이저 포털 사업자들의 `독주'가 이뤄져 왔으며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격변기를 맞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인터넷 생태계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손 잡지 않으면 더 이상 발전 없다=제품을 생산, 대기업에 납품해 이를 유통하는 다른 산업군과 달리 인터넷 비즈니스에선 메이저 포털들과 중소콘텐츠 사업자들간의 갑-을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야후와 구글이 핵심사업인 검색에 집중하고 다른 부문은 M&A를 통해 흡수, 성장한데 비해 한국의 메이저 포털들은 관문역할을 하는 `포털(Potal)'이 아닌 모든 콘텐츠와 서비스를 담는 `토털(Total)패키지'의 개념으로 성장해 왔다. 커뮤니티, 쇼핑, 부동산, 영화 등 인터넷에서 가능한 거의 모든 서비스들을 포털이 직접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포털과 중소서비스 기업들은 경쟁관계인 것이다.
이같은 관계의 형성은 대형 포털과 중소인터넷업체들간 상생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의구심을 던지는 배경이다. 이정민 인터넷콘텐츠협회장은 "이용자들이 네이버나 다음에서 검색한 후 포털 내의 서비스에서 머물 확률이 높고 중소사업자들이 창의적인 서비스를 내어놓아도 자본과 기술력을 가진 주요 포털들이 벤치마킹을 할 경우 결국 해당 분야에서의 성과는 메이저 포털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대부분 이었다"고 밝혔다.
검색과 트래픽, 이를 기반으로 광고시장을 장악한 NHN을 중심으로 한 구심력이 굳건한 상황에서 중소인터넷기업들이 무엇을 한들 공정한 경쟁환경에서 싸우기 어렵고 결국 이들의 입지는 더욱 협소해진다는 것이다. 이들이 경쟁에서 도태돼 문을 닫을 경우 결국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 즐길 수 있는 소재들이 협소해지고 이는 NHN 등 거대 사업자들에게도 장기적으로 `위험한' 상황이 된다는 것이 이정민 협회장의 견해다.
이러한 시각은 점차 공감대를 얻고 있고, NHN 등 거대 사업자들이 서비스를 개방하고 M&A 등 투자활성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NHN 한종호 CR담당 이사도 "각종 정보콘텐츠를 매개하는 이메일, 카페, 블로그 등을 서비스하는 인터넷 포털은 콘텐츠 업종과 같은 생태계에 속해 있다"며 "양자가 함께 발전해야 산업 자체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서비스 개방 통한 성공 사례 나와야=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트위터의 경우 실제로 이를 이용하는 네티즌들이 트위터 공식 페이지나 어플리케이션보다 트위터가 오픈한 API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외부 어플리케이션인 `트위티(Tweeite)'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다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트위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한 트윗덱은 트위터의 성공에 편승해 역시 큰 흥행을 기록했고 트위터는 트위티을 인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한국에 비해 일찍 개방된 북미 지역의 인터넷 서비스 풍토와 현지 기업들의 투자 시스템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인터넷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북미지역의 개발자들은 `어떻게 만들어야 구글이 우리를 사줄까'를 고민하는 반면 한국의 개발자들은 `네이버와 다음이 우리 서비스를 베끼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하는 것이 풍토"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유의 철학을 가진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주요 사업자들의 서비스 개방과 이를 활용한 벤처 성공사례가 속히 나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포털들의 서비스 개방은 지난 2009년 12월 이뤄진 상생협력 선언의 `핵심'이었고 이후 상생협의체 발족 후에도 주요한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NHN과 다음은 "이미 주요 서비스와 콘텐츠의 API를 공개하고 이용자들이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응용 서비스를 활용하는 오픈API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며 "이를 활용한 성공사례가 나오길 바라고 있으며 향후 개방 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NHN은 2010년 4월 기준으로 블로그 검색, 카페 검색, 카페글 검색, 뉴스 검색, 웹문서 검색 등 5개의 검색 API를 비롯해 콘텐츠 API, 지도API 등 총 24개의 AIP를 개방한 상태다. 다음도 검색, 지도, 블로그 등의 API를 개방해 이용자들이 이를 바탕으로 한 창의적인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NHN과 다음 양사는 오픈 API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내는 매쉬업(MASH-UP)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아직까지 이를 활용한 성공사례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이정민 인터넷콘텐츠협회장은 "아직까지 포털들이 개방한 서비스를 활용한 성공사례가 없는 실정이며 이는 포털들이 보다 개방의 폭을 넓히고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생협의체 통해 실제적인 협력 방안 나와야=인터넷기업협회와 인터넷콘텐츠협회는 5월 중 인터넷 상생협의체를 발족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한 준비를 진행중이다. 양측은 "메이저 사업자와 중소사업자들이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중"이라며 "현재 중소사업자들의 IR 활성화를 위한 포털사들의 협력, 포털사업자들에게 편중되는 광고의 분배 등이 안건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사업자들의 IR 활성화는 사실상 중소벤처기업들을 향한 투자가 전무한 현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서 메이저 사업자들이 협력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논의되고 있다. NHN과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 등 상장기업들이 IR 행사를 개최할 때 인터넷기업협회와 연계해 중소사업자들을 함께 소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광고의 분배는 NHN이 광고상품을 판매하면서 중소콘텐츠 기업들도 광고 수주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NHN이 자신들을 위해 100단위의 광고상품을 판매하던 것을 중소사업자들의 몫으로 20을 추가해 120단위를 판매하고 중소사업자들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다.
인터넷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폐쇄형 모델을 취해온 주요 사업자와 중소사업자들의 상생을 도출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협의체 운영을 통해 그 접점을 찾아나가 생태계 발전에 공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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