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그룹 거대자본 ‘재계 지도’ 좌우

2010. 5. 10. 09:10C.E.O 경영 자료

산은그룹 거대자본 ‘재계 지도’ 좌우
[파이낸셜뉴스] 2010년 05월 10일(월) 오전 05:57   가| 이메일| 프린트
'자산총액 101조원으로 재계 2위. 세계 2위의 조선사를 포함해 세계적 반도체회사, 국내 1·2위 건설사, 국적항공사 및 자동차기업, 생명보험, 증권사 등을 자회사나 관계사로 거느리고 있으며 한국전력,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관광공사 등 알짜 공기업의 대주주.'

어떤 그룹 얘기일까. 삼성이나 현대·기아차, LG, SK그룹 얘기가 아니다. 재계를 좌지우지하는 '숨은 재벌' 산은금융그룹의 현황이다.▶관련기사 13면

국책은행인 산은그룹이 최근들어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9일 금융 및 산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핵심 계열사로 하는 산은그룹이 새삼 주목받고 있는 것은 자회사나 관계사의 면면이 보통 화려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투자은행인 산은그룹이 거느리거나 지분을 보유한 업체로는 대우건설,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금호생명 등이 포함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쌍용자동차, 현대건설, 대우자동차판매, 팬택 등이 있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부실 기업이 발생할 때 기업구조조정 명목으로 채권을 출자 전환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곤 했다.

가장 최근 산은그룹의 품 안에 들어온 것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산업은행은 주채권은행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또한 대우조선해양 지분 31.26%를 보유하고 있으며 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대우자동차판매에 대해선 주채권은행으로서 자금줄을 쥐고 있다.

이 밖에도 대우인터내셔널은 산업은행에서 갈라져 나간 한국정책금융공사와 계열사인 산은자산운용이 12%가량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영향권 내에 있다. 하이닉스 역시 정책금융공사가 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산업은행이 채권단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산은금융그룹이 39.09%의 지분을 쥐고 있는 산은의 계열사며 현대건설 역시 정책금융공사가 지분 11.13%를 쥐고 있어 최대주주로 올라서 있다. 통신단말기 업체인 팬택도 산업은행이 15.15%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며 한국항공우주산업 역시 정책금융공사가 대주주다.

문제는 산은금융그룹의 덩치가 날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는 점. 한번 편입되면 좀처럼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산은그룹은 자산 1조원 미만의 많은 기업을 제외하더라도 자산총액이 대략 101조원을 넘는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삼성그룹의 자산총액이 192조원, 현대·기아차그룹이 100조원, SK그룹이 87조원, LG그룹이 78조원이니 '산은그룹'은 재계 2위로 불려도 무리가 없다. 게다가 산업은행의 자산은 제외하더라도 산은그룹이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전력, LH, 한국관광공사 등 공기업의 자산까지 포함한다면 그 규모는 삼성그룹을 훌쩍 뛰어넘는다.

/yscho@fnnews.com조용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