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中企 집중 지원해 위기 넘었다
2010. 5. 25. 10:17ㆍC.E.O 경영 자료
우량中企 집중 지원해 위기 넘었다 | ||||||||||||||||||
M&A 직후 금융위기 왔지만 부실많던 IB 과감히 줄이고 기본에 충실해 수익성 회복 | ||||||||||||||||||
◆ 글로벌 뉴챔피언뱅크의 비결 / ⑦ 독일 코메르츠방크 ◆
자산 1조1000억유로, 지점 수 1900개, 고객 1450만명을 확보하게 된 코메르츠방크는 단숨에 부동의 1위 도이체방크(자산 1조9900억유로)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메가뱅크로 거듭났다. 그러나 좋은 일에는 항상 마가 끼는 법이다. 드레스드너방크를 인수하기로 한 지 불과 1개월여 만에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코메르츠방크를 단숨에 위기로 몰아갔다. 특히 투자은행 성격을 띠는 드레스드너방크가 안고 있던 막대한 신용부도스왑(CDS)이 문제였다. M&A에 240억유로를 쏟아부어 실탄마저 넉넉지 못했던 코메르츠방크는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2007년 25억유로 흑자였던 당기순이익은 2008년 382억유로 적자로 돌아섰고, 182억유로에 달하는 막대한 독일 정부 공적자금이 투입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코메르츠방크는 올해 1분기 7억1600만유로 순이익을 거두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2012년에나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2년 앞당긴 것이다. ◆ 중소기업에서 길을 찾다 = 위기 극복을 위해 코메르츠방크가 택한 길은 소매금융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코메르츠방크는 이 같은 목표를 `핵심은행(Core Bank)`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우선 투자은행(IB) 부문은 과감하게 감축했다. 영국 런던 드레스드너방크 M&A 사무소를 폐쇄하고, IB 담당 직원 5000명 중 1200명을 감축했다. 대신 독일 내에만 1100만명에 달하는 개인 고객과 10만개의 기업체로 눈을 돌렸다. 마틴 블레싱 행장은 "수익은 고객과 스킨십 속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특히 코메르츠방크가 집중한 곳은 중소기업(Mittelstand) 금융이었다. 코메르츠방크는 올해 1분기 순이익 중 절반이 넘는 3억6000만유로를 중소기업 대출에서 거뒀다. 베른트 라버 부행장은 "우리는 기업대출을 잘 하는 은행으로 기억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코메르츠방크는 오랜 경험과 노하우에 기반한 잠재역량 평가를 무기로 내세웠다. 당장 신용도가 낮아도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판단되면 다른 은행이 대출을 꺼리는 기업이라도 과감하게 지원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독일 중소기업 중 39%가 코메르츠방크 계정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대신 리스크 관리는 철저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이를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weather-proof) 은행`이라는 말로 상징화했다. 전체 자산 중 19%에 달하는 부동산ㆍ조선 관련 위험자산과 부실채권을 과감히 정리했다. 이에 7.5%까지 떨어졌던 기본자기자본비율이 올해 초 다시 10.5%까지 개선됐다. 그러나 코메르츠방크 모델을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금융권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독일 중소기업은 대부분 100여 명 안팎으로 규모는 작지만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고수하는 곳이 많다. 영세한 우리 중소기업과는 기술력이나 기업 리스크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금융권 관계자는 "독일 중소기업은 그 기업 전문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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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친화적 은행을 꿈꾸다 = 코메르츠방크가 화려한 부활의 기치를 올린 것과 관련해 라버 부행장은 "인간 친화적 은행이 되는 길을 택한 결과"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핵심인 인력 감축은 상당한 진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경영진은 해직자들과 노조 불만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코메르츠방크는 큰 잡음 없이 이 같은 일을 해냈다. 오히려 드레스드너방크 인수 이후 지난해 1700명이라는 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해 3100명이 명예퇴직했다. 지점 축소도 순조롭다. 코메르츠방크는 2012년까지 전체 지점 중 300여 개를 통폐합할 계획이다. 우선 코메르츠방크는 "인위적인 해고는 없다"는 점을 임직원에게 분명히 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연금, 퇴직교육 등 퇴직 후를 대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직원들이 스스로 길을 찾도록 유도했다. 이와 함께 코메르츠방크는 통합된 조직을 새롭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일단 코메르츠방크는 합병된 드레스드너방크 로고를 사용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라버 부행장은 "주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해 두 은행 문화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도 금융위기 이후 논란이 된 성과보상 시스템에 손을 댔다. 실제 지난해 일부 임원이 약속한 보너스를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보너스는 회사 실적이 좋을 때 준다는 것일 뿐, 구체적인 액수를 항상 지급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는 일관된 입장으로 위기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어 블레싱 행장 연봉마저 고정급으로 50만유로를 지급하는 등 성과급 축소에 나섰다. [특별취재팀 = 손일선 기자 (샌프란시스코) / 박유연 기자 (뉴욕ㆍ토론토) / 임성현 기자 (싱가포르ㆍ홍콩) / 전정홍 기자 (프랑크푸르트ㆍ스톡홀름) / 문지웅 기자 (마드리드ㆍ밀라노)]매일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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