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10. 08:59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2010-06-09 19:23
지난 3일 베이징 상업중심구역(CBD) 궈마오(國貿) 에서 열린 ‘고미술품 경매 현장’. 중국의 신흥갑부들이 참여한 가운데 신기록이 쏟아졌다. 북송(北宋)대의 시인 · 서예가 황팅젠(黃庭堅 )의 작품 ‘지주명(砥柱銘)’이 아시아 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770억원에 팔렸다. 당일 낙찰총액은 5808억원으로 세계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빈부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중국 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정가와 산업전선에 임금 인상이 마치 찬가처럼 울려 퍼지고 있다. 남부도시 선전의 팍스콘(富士康)에서 연쇄 자살자가 발생하고, 연해 발전지역의 공장마다 노사갈등이 거세지는 와중에 중국 당국은 외자를 포함한 산업계에 임금인상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인금인상을 적극거론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사회불만을 완화하기 위한 고육책으로보인다. 중국에서 보편화하지 않은 임금단체 협상(임단협)도 이미 23개성이 도입했다. 관변학자들은 백성은 경제성장하면 먼저 자기 수입향상을 떠올린다며 현실과의 괴리가 커질때 사회불안의 압력도 그만큼 커진다고 밝히고 있다.
9일 홍콩 원후이바오(文匯報)는 이례적으로 중국 내 부(富)의 집중과 빈부격차 문제를 크게 다뤘다. 이 신문은 베이징대학 샤에량(夏業良)교수가 글을 인용, 중국1%의 가구(총인구의 약 3%)가 사회 전체 부(富)의 41.4%를 점유하고 있다며 빈부격차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엔 전체 인구 5%가 부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지니계수는 개혁·개방초 0.28에서 지난 2009년 0.47로 상승, 이미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임계점(0.5)에 접근하고 있다.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 계수는 흔히 0.4를 초과하면 사회적 동요가 발생한다고 여겨진다.
중국은 소득및 빈부격차 관련 통계지표들도 심각한 상황이다. 전력 통신 석유금융 등 주요 산업 종사자는 전체 근로자의 8%인데 이들이 사회 전체 임금으 55%를 독식하고 있다. 현재 도시와 농촌 간 소득격차는 3.3배, 업종별 근로자의 임금격차는 15배, 국유기업 경영진과 일반 근로자의 소득격차는 무려 128배에 이른다.
베이징사범대학 수입분배와 빈곤연구센터 주임 리스(李實)교수는 상하위 10%의 소득격차는 1988년 7.3배에서 2007년 23배로 확대됐으며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55배로 더욱 벌어졌다고 추정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은 먹고사는 빈곤 문제를 해결했지만 빈부격차를 키웠다.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해 떼돈을 벌어들이는 신흥 부자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개발 과정에서 소외된 대다수 인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가난한 농촌에서는 아직도 하루 1달러를 벌지못하는 농민들이 부지기수다. 반면 중국의 사치품 시장은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이고 5년내 세계 1위로 올라선다고 한다.
최근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잇달아 벌어지고 있고 팍스콘(富士康)의 예에서 처럼 저임금에 절망한 근로자들이 투신자살을 하는 것은 빈부 격차확대에 따른 사회 불만 및 절망이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사례다.
중국 언론은 매일 분배문제를 주요뉴스로 보도하고 있고 당국도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양극화 해소와 사회의 ‘조화’를 중요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재산세 또는 금융 거래세 등을 징수해 부의 집중을 막으려 하고 있다. 중국의 ‘깨진 한솥밥’이 다시 붙여질 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있다.
/py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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