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 애플은 성장 한계" 구글의 반격

2010. 6. 10. 09:06C.E.O 경영 자료

"폐쇄적 애플은 성장 한계" 구글의 반격
구글 핵심 경영진 2人 매경 인터뷰

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이폰4`를 발표했다. 동시에 구글은 한국에서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이라는 찬사를 받는 `갤럭시S`를 내놨고, 일본 도쿄에서는 고위 임원이 총출동해 `검색의 과학` 콘퍼런스를 개최하며 애플에 반격을 가했다. 또 구글TV를 시연하며 협력과 개방을 외치며 애플의 폐쇄성을 부각시켰다. 구글은 서울과 일본 도쿄에서 동시에 진행된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생태계를 만드는 `협력 경제`가 구글의 힘이자 철학임을 강조했다.

◆앨런 유스타스 수석 부사장
다양한 제품 내놓고 소비자 선택에 맡겨…이것이 구글의 저력

"통제하기보다는 협력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사용자들이 선택하도록 하는 것. 이것이 구글의 힘입니다."

앨런 유스타스 구글 수석 부사장은 오늘의 구글을 만든 힘은 개방과 협력을 기반에 둔 `협력 경제`에 있다고 강조했다. 개방이 다양성을 촉진시키고, 다양성은 곧 사용자의 이득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 "개방성은 모든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있던 미디어의 공통점은 누군가 어떤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 통제를 해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젠 웹을 통해서 정보를 자유롭게 교환하고 원하는 물건, 원하는 것들을 팔 수 있게 됐습니다."

유스타스 수석 부사장은 2002년 구글에 입사해 현재 구글의 검색, 모바일, 인터넷 등 기술개발을 총 지휘하고 있는 구글의 핵심 경영자다. 구글과 연을 맺기 전 HP 서부 연구소에서 15년간 근무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마이크로프로세서 디자인을 개발했다.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하는 세계지식포럼에 두 차례 참석해 특별 강연을 하기도 했다.

애플과 구글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안드로이드마켓과 앱스토어를 비교하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서 안드로이드마켓은 어디에서든 언제든지 올릴 수 있지만 애플은 애플을 통해서만 올릴 수 있고 애플의 승인을 거쳐야 합니다. 버그 수정 등도 마찬가지지요. 애플이 특정 동영상 재생 기술(HTML5)을 지원하기로 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구글은 여러 기술 사이의 균형을 고려하고 어도비 플래시도 지원합니다."

구글은 통제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플레이어와 협력을 통해 전체 생태계를 풍부하게 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는 뜻이다.

유스타스 수석 부사장은 구글의 모바일 음성번역 서비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올 연말쯤 구글 모바일 음성번역 서비스를 시험 서비스할 예정이다. 한국어로 구글폰으로 말하면 미국인이 번역된 영어를 듣고 대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아직은 시험 서비스에 그치고 있지만 최소 2년 후에는 완벽한 기술로 상용서비스될 것으로 예상한다. 구글 번역기에 이어 구글 음성번역기까지 언어 장벽을 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앤디 루빈 안드로이드 부사장
기기 제한받지 않는 개방적 안드로이드, 애플 빠르게 추격중

"작은 벤처기업을 모아놓은 것처럼 혁신적이고 개방적인 기업, 그것이 구글입니다."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 출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앤디 루빈 구글 안드로이드 부사장은 매일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구글은 `꿈을 현실로 이뤄주는 기업`이라고 묘사했다. 구글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지만 개개인이 갖고 있는 `기업가정신`을 조직 안에서 고양하고 이것이 오늘의 구글을 만든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루빈 부사장은 "애플에도 근무해 봤지만 애플과 구글은 경영 방식이 다르다. 개방된 구글에 비해 애플은 폐쇄적인 느낌"이라며 구글과 애플을 비교했다. 창립 초기 기업 문화가 그대로 계승돼 `공유`와 `개방`을 핵심으로 한 구글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루빈 부사장은 구글에 인수되기 전 모바일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인 안드로이드를 설립한 `안드로이드의 창시자`로 불린다.

구글 안드로이드폰의 뿌리를 만들었고 지금도 안드로이드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모바일 운영체제(OS) 분야 세계 최고 전문가다.

그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구글이 가진 개방 정신을 잘 표현해 준다고 말했다.

루빈 부사장은 "전 세계 어느 기업이나 자유롭게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할 수 있다. 하나의 기기에 국한되지 않고 무한으로 발전하고 진화할 수 있는 게 안드로이드만의 특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회의에서 3.5인치 넥서스원과 60인치 구글TV를 동시에 시연한 것을 예로 들며 "퀄컴 칩을 사용한 넥서스원과 인텔 칩을 사용한 구글TV가 동일한 콘텐츠를 각각 최적의 상태로 구현했다"며 "디스플레이 크기와 사용한 부품의 차이를 뛰어넘는 것이 개방 플랫폼 안드로이드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루빈 부사장은 안드로이드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도 빠른 속도로 애플을 추격할 것으로 자신했다. 결제시스템 미비로 한국에서 안드로이드마켓 유료 앱을 내려받지 못하는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에서 앱 유료 결제(체크아웃)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아 생기는 불편함을 잘 알고 있으며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도쿄 = 최순욱 기자 / 홍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