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으로 시작한 내집마련의 꿈

2010. 6. 26. 06:36부동산 정보 자료실

지난 주 토요일에 메일을 한통 받았다.


하루에도 20-30통씩 상담 메일을 받는데 제목이 "저희 축하해 주세요"라고 해서 처음에는 스팸메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름이 낯익어 클릭을 했는데, 5년 전 필자의 도움으로 집을 마련했던 청년이 결혼을 한다는 청첩장 메일이었다.


정말 반가웠다. 그 청년은 대전에서 태어났는데 어렸을 때 아버지가 간암으로 돌아가셨고, 가정부와 식당에서 일을 해 벌어 온 어머니의 돈으로 동생과 함께 생활했다고 한다. 중3부터 우유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던 그는 어려운 가정 속에서도 학급에서 5등 안에 들 정도로 열심히 공부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했다.


장학생으로 학교를 다녔던 그는 아르바이트 때문에 그 흔한 엠티도 한번 가지 못했다고 한다.


대학교 다니는 내내 알바와 도서관만 다녔던 그는 대학 4학년 2학기 때 교수님의 추천으로 중소기업에 취업을 했고, 한푼 두푼 모아 3천만원의 자금이 생겼다. 친구와 함께 살았던 그는 자신만의 공간을 얻고자 월세집을 알아보고 다니는 중에 알바를 했을 때 알게 된 법무사님의 소개로 필자에게까지 오게 된 것이다.


나는 그 친구에게 월세로 들어가서 이자를 내는 것보다는, 집을 마련해 이자를 내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다.


그리고 며칠동안 서울에 있는 빌라와 오피스텔을 뒤졌다. 그리고 드디어 내 마음에 꼭 맞는 아파트 하나를 발견했다.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것으로 외형이나 실제 건물은 오피스텔에 가까웠으나 건축 허가나 등기부상 기재는 분명 아파트였다.



평수는 9평으로 혼자살기에는 손색이 없었고, 역에서도 도보로 10분 정도에 위치해 있었으며, 주위에 상업시설이 있긴 해도 거주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뿐만 아니라 공실률도 매우 낮았다.


시세는 4천 5백 정도, 월세는 500에 18만원에 형성되어 있었는데 매물은 거의 없었으며, 최저가는 4천만원이었다. 입찰하기로 결정을 하고 당일 4천 89만원을 기재했는데 우리가 단독 낙찰을 받았다. 그래도 한 두명 정도는 들어올줄 알았는데 아마도 한번 더 유찰된 후에 들어올 계획이었던 것 같다.


이 아파트에 대해서 많이 기억 남은 것 중에 하나가 전 임차인이 있었는데 경매로 넘어가기 전에 임대차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 일반적으로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에는 집주인이 돈이 없어 보증금을 못주거나 돈이 있더라도 채권자를 피해 다른 곳에 은닉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 집주인은 보증금 500만원을 임차인에게 준 후 이사를 시킨 것이다.


왜 그랬을까? 참 많은 의문이 남았었다. 어차피 소액임차인인데다 최우선변제권이 있어 500만원을 모두 법원에서 배당을 통해 받아갈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였는데, 경매 절차가 종료된 이후에도 그 원인에 대해서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아무튼 그 덕에 우린 공실상태로 남아 있는 아파트를 잔금납부 후 바로 입주할 수 있었다.


자기자본은 2천만원만 사용하고 나머지 2천여만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자기자본 2천만원에 월 13만원씩 이자부담을 하고 있지만 그 청년은 매우 흡족해 했다. 나는 개인투자자이지 컨설던트가 아니기에 그 친구에게 별도의 수수료를 말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며칠 후에 그냥 넘어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며 50만원을 흰 봉투에 넣어 내 책상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나는 웃으면서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봉사단체에 기부하라며 다시 돌려주었다. 시간이 지나 서로 연락이 뜸해서 이제는 잊고 지냈는데, 이렇게 청첩장 메일을 받으니 이게 사람 사는 재미인 것 같다.


현재 이 아파트는 7천만원정도 한다.


만약 이 청년이 자기 집 없이 월세로 살았다면 추후 이런 가격 상승분에 대해서는 수익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월세나 전세로 살기 보다는 작은 평수라도 눈을 낮춰 자기 집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필자의 주위에도 그렇게 작은 것부터 실천한 사람과 실천하지 않은 사람의 경제적 차이가 2-3년만 지나도 확연히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무리해서 대출을 받으라는 말은 아니다. 월세에 비해 대출금이 훨씬 적게 들어간다면 그게 경제적이지 않겠는가?


재테크에서 성공하려면 목표는 세우되, 욕심은 버려야 한다. 지나친 욕심은 결국 한순간에 자신의 꿈을 앗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자료제공: 닥터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