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6개월은 종업원 경험 해봐야

2010. 7. 19. 09:29세계 아이디어 상품

[프랜차이즈 CEO의 성공학] ⑥ 여영주 리치푸드 대표
최소 6개월은 종업원 경험 해봐야

"1~2년만 내다보고 창업을 해선 안 됩니다. 20~30년 후에 본인이 어떤 사업가가 돼 있을 것인지 길게 내다보고 나서야죠. 하나의 매장은 성공한 사업가가 되기 위한 발판이라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2002년 퓨전요리 주점 피쉬&그릴을 시작으로 짚동가리쌩주 등을 통해 530여 개 가맹점을 확보한 여영주 리치푸드 대표. 그는 창업에 앞서 무엇보다 본인이 어떤 사업가가 될 것인지 미리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2개 매장만 운영하려는 창업자와 앞으로 수십 개 매장을 운영하고자 하는 경영자는 기본 자세부터가 다르다는 얘기다.

여 대표는 "창업자들도 경영자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날이 갈수록 돈이 들어갈 곳이 많은데 1~2개 매장으로 만족할 것이라면 항상 그 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자들은 해당 분야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밑바닥론자`이기도 하다. 이 분야의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착실하게 배워야 사업가로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여 대표는 이 분야에서는 누구 못지않은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1985년 당시 서울 힐튼호텔에 근무하면서 외식업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92년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당시 국내에 첫선을 보인 TGI프라이데이스로 자리를 옮겨 성공 신화를 이끌기도 했다. 이후 2002년 리치푸드를 설립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그가 2004년 첫선을 보인 퓨전요리주점 피쉬&그릴은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현재 460여 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여 대표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둘 때 주변에서 만류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규격화된 것보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자 했다"며 "회사에는 이미 이 분야 전문가가 많았고,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던 것도 모두 이 분야를 잘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들 얘기만 듣고 창업에 나섰다간 낭패를 보기 일쑤"라며 "편의점을 하건 뭘 하건 그 업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고 학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영자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 법이다. 여 대표는 해당 분야를 잘 알기 위해서는 일단 그 분야에서 짧게라도 일을 해봐야 한다고 권했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본사가 운영하는 창업스쿨에서 6개월 정도 경험을 쌓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나 식자재 관리 방법, 고객ㆍ인력 관리나 수익 관리는 실제 경험해보지 않으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직접 몸으로 부딪혀야 짧은 시간에 익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 대표는 최근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막걸리의 맛을 찾아내는 데 재미를 붙였다. 매장에서 각 지역의 특색 있는 막걸리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리치푸드는 메뉴 개발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메뉴 트렌드를 파악하고, 새 메뉴를 출시할 때 이를 반영해 가맹점주들이 경쟁 우위를 지킬 수 있도록 한다는 철학 때문이다.

여 대표는 "일반 소비자에게 다소 생소한 쌩주를 선보였는데 이후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누리면서 대형마트에서도 유통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이처럼 프랜차이즈 본사라면 메뉴 개발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리치푸드는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자체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기본 인프라스트럭처를 정비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막걸리는 운송 중에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막아야 하고 보관 온도가 매우 중요하다. 리치푸드는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냈다.

여 대표는 2012년에는 막걸리 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매출을 500억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것. 2012년부터는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방침이다.

[최승진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