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전통산업` 글로벌 신시장 뚫는다

2010. 7. 22. 08:49세계 아이디어 상품

`IT + 전통산업` 글로벌 신시장 뚫는다

'아이디어 상업화' 창의적 R&D프로그램 도입
핵심부품 국산화ㆍIT융합 전문기업 100개 육성

정부가 2015년 IT융합 5대 강국을 비전으로 하는 `IT융합 확산전략'을 21일 발표한 것은 최근 세계적으로 자동차ㆍ조선ㆍ의료ㆍ기계ㆍ건설ㆍ섬유ㆍ국방ㆍ에너지ㆍ조명ㆍ로봇 등 전통 산업과 IT간 융합이 빠르게 일어나면서 과거와는 전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고부가가치 시장이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세계 IT융합 시장은 올해 1.2조달러에서 2020년 3.6조달러로 연평균 11.8%, 국내 시장도 올해 365억달러에서 2020년 1237억달러로 연평균 13%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IT융합 신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IT융합을 통해 자동차ㆍ조선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이 중국 등 개도국의 추격을 벗어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IT융합 산업육성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나라는 IT융합 신기술과 제품을 창출하는 창의적 엔지니어링 역량과 인재가 부족했고, 센서ㆍ베이스밴드칩ㆍ시스템반도체ㆍ정밀모터 등 핵심부품을 대부분 해외수입에 의존한데다 기존 주력산업과 IT산업간 융합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정부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IT융합 확산전략의 핵심 골자는 창의적 R&D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핵심 IT융합 부품을 국산화하며, IT와 기존 산업간 융합 신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창의적 IT융합 R&D와 인재 육성= 정부는 애플 아이폰같은 창의적 IT융합 신제품 아이디어를 발굴해 집중 상업화를 유도하는 `창의 IT융합 R&D프로그램'을 도입키로 했다. 우선 대중을 대상으로 `융합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실시해 참신한 R&D기획과제를 발굴하고, 과제당 지원규모도 기존 최대 5억원에서 최대 10억원으로 늘리며, R&D과제 수행 전반에 걸쳐 전문가 그룹이 참여해 시장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IT융합 신시장 선점이 가능한 선도형 R&D 프로젝트 예산 투자비중을 올해 전체 R&D의 30%에서 2015년 40%로 늘리기로 했다. IT융합 인력공급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된 의료ㆍ기계ㆍ건설ㆍ조명 분야에서 2015년까지 780명의 석박사급 인력을 양성하고, 중장기적으론 2000명의 IT융합 인재를 양성키로 했다. 또 폴리텍 대학에 IT기술을 접목한 융합형 훈력직종을 확대하고, 융합 혁신형 인재 배출을 위한 `한국형 MIT미디어랩'을 내년까지 국내 2개 대학에 설립해 운영키로 했다.

◇IT융합 부품 국산화와 전문기업 육성=이번 IT융합 확산전략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핵심부품 개발에 예산을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4세대 무선통신용(LTE 어드밴스트) 베이스밴드 모뎀칩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CDMA 기술을 개발해놓고도 상용화하지 못해 퀄컴으로부터 CDMA 베이스밴드 모뎁칩을 전량 수입해왔고, 지난해에만 34억달러를 지불했다. 4세대 베이스밴드 모뎀은 앞으로 휴대전화와 PC, PC와 스마트TV, 냉장고와 자동차, 기계와 바이오 등 융합제품간 무선 네트워킹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국산화 시 수입대체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ETRI 등 국책연구소와 IT업계 등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5년까지 약 2150억원(추정)을 투입해 4세대 LTE 어드밴스트 칩을 개발키로 했다.

자동차 전자장치 제어용 시스템반도체도 현재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국내 자동차와 반도체 기업간 컨소시엄을 통해 우선 샤시 제어용 칩 등 자동차 주변기기용 반도체부터 개발해 차츰 엔진과 브레이크 등 안전관련 분야 시스템반도체 개발로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내달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시스템반도체산업 발전전략을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또 지능형센서 국산화 사업은 올 연말 센서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발표된다. 이밖에 터치 UI부품, 상황인식 시스템온칩, RF부품, 고정밀모터 등 IT융합 제품에 공통으로 활용가능한 부품을 국산화하는데도 R&D예산 배정이 대폭 늘어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올 하반기중 IT융합 전문기업 선정기준을 마련해 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을 통해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와 융자를 지원하고, R&D 세제혜택을 늘리는 등 지원책을 통해 매출 1000억원 이상 전문기업을 2015년까지 100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IT융합 신시장 창출과 인프라 정비=IT와 타산업 융합 시범사업도 본격 추진된다. 이미 설립돼 효과를 보고 있는 자동차와 IT기업간 상생모델인 `차량IT혁신센터'(현대기아차)처럼 조선IT혁신센터가 올 하반기 신설되며, `국방+IT' 융합을 위한 지경부와 국방부간 협력 양해각서(MOU)가 하반기 체결된다. `건설+IT' 부문에선 조달청이 올해 3D 건축기법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공기관 건설공사에 시범적용하고, 2012년부터는 500억원 이상 규모 공사에 의무화하기로 했다. `섬유+IT'에서는 동대문 첨단의류기술센터 내 `디지털의류기술 확산센터'를 내년 개설해 패션디자이너, OEM업체 등 섬유 업계의 IT융합 비즈니스모델을 확산키로 했다. `의료+IT' 융합 시범사업으로는 만성질환자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원격 모니터링ㆍ상담 등 원격진료 시범서비스를 올해부터 2012년까지 실시키로 했다. `에너지+IT'분야에선 기존 스마트그리드 제주 실증사업을, `로봇+IT' 분야에선 교육ㆍ헬스케어ㆍ환경재난감시 등 공공서비스 분야에 IT기반 로봇서비스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농식품+IT' 분야에선 RFID/USN, LED 등 IT 기반 병해충 예방, 품질관리, 지능형 농업로봇 개발, LED식물공장 등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한편 LED현수막, 소방용로봇, 지능형홈네트워크 등 이미 개발해놓고도 법제도가 따라가지 못해 시장 진입이 불가능한 융합제품 출시를 위해 법제도를 정비하고, IT융합 표준화와 시험인증 체계와 통계지표를 새롭게 구축키로 했다.

김승룡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