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고객관계경영’도 가능

2010. 7. 23. 09:36C.E.O 경영 자료

스마트폰으로 ‘고객관계경영’도 가능
모바일 오피스 뜬다

옴니아2 단말기에서 삼성SDS의 모 바일 오피스 서비스인 ‘모바일데스크 를 이용하는 모습.
사례1.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은 일명 ‘BT워크스타일’로 유명하다. BT는 모바일 익스프레스 소프트웨어(MobileXpress SW)를 통해 인터넷, 휴대폰, 무선인터넷을 연결해 전 세계 어디서나 사내 인트라넷과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업무처리를 할 수 있게 했다. 재택근무자들에게는 인터넷 접속, 메일 포워딩 설비, 사무가구 구입 등의 비용을 650파운드까지 지원했다. 그 결과 사무실 체류 직원보다 생산성이 20~60%까지 증가했고, 직원들의 병가율도 63%나 감소했다. 사무실 이용 공간도 줄어 매년 약 9억5000만달러의 비용을 줄였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750만kg이나 줄였다는 결과도 나왔다.

사례2. 도시철도공사는 새로운 UTIMS(유지보수시스템·Urban Transit Infrastructure Management System)를 구축했다. 새 시스템은 기존의 전산시스템과 와이브로와 3G망을 결합해 스마트폰으로 현장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게 했다. 꼭 현장에 가지 않더라도 사진 전송 등을 통해 업무보고가 가능해졌다. 그 결과 기기 점검 소요시간이 1시간에서 28분으로 줄었고, 정보처리 정확도도 높아졌다.

사무실 밖에서도 마치 사무실 안에 있는 것처럼 업무처리가 가능한 ‘모바일 오피스’가 기업의 화두다. 물론 모바일 오피스라는 개념 자체는 새로운 게 아니다. 기존에도 노트북이나 사내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만든 기업도 있다. 이를 1세대 모바일 오피스라고 한다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모바일 오피스는 2세대라고 볼 수 있다.

2세대 모바일 오피스는 훨씬 휴대가 간편해진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들과 이동통신사의 기업 서비스가 결합한 형태다. 이메일 수신이나 간단한 업무처리뿐 아니라 기업 내부의 인트라넷, CRM(고객관계경영), ERP(전사적 자원관리)등을 연계하는 3세대로까지 모바일 오피스는 진화하고 있다.

모바일 오피스가 부쩍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우선 기업들의 최대 과제는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이다. 여기에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라는 과제가 떨어지면서 기업들은 불필요한 업무절차와 시간을 줄이는 데 더욱 주력하게 됐다.

정부도 IT와 이종 산업 간의 결합을 지원하고 있다. IT산업 자체의 역량을 키우고, 타 산업과 융합하는 데 2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의 보급도 모바일 오피스 확산에 불을 지폈다.

김만형 SK텔레콤 기업사업본부 상무는 “스마트폰이 PC 수준으로 진화했고, 무선 데이터 이용에 무리가 없는 통신 요금제도 출현했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면서 모바일 근무를 위한 외적 조건들이 갖춰졌다”며 “방통위는 연말까지 스마트폰 가입자가 40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봤지만 개인적으로 그 이상도 내다보고 있어 지속적으로 모바일 오피스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해 2조9000억원 정도인 국내 모바일 오피스 시장은 2014년 5조9000억원으로 2배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IT업계 경쟁 가속화

모바일 오피스 시장은 통신업체, 스마트폰 등 단말기제조업체, 애플리케이션 및 솔루션업체가 모두 눈독 들이는 시장이다. 향후 시장이 커짐에 따라 이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T, KT 등 통신업체로서는 이미 포화상태인 개인통신 시장에서의 성장 정체를 해소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 바로 기업통신 시장이다. 주도권 잡기에 한창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SK텔레콤은 자사를 시작으로 SK 전 계열사에 커넥티드워크포스(Connected workforce)를 구축하기로 했다. 사실 2002년부터 SKT는 대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PDA 기반의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정만원 SKT 사장은 기존의 모바일 오피스 개념을 뛰어넘는 서비스를 만들도록 지시했다. 이전의 모바일 오피스 플랫폼은 한번 구축하면 업그레이드나 수정이 어렵고, 해당 기업에서만 사용할 수 있게 폐쇄적이었기 때문.

반면 커넥티드워크포스는 오픈형 플랫폼으로 자율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SKT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이외에도 기업 고객 스스로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이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SKT는 ‘비즈 앱스토어(Biz. App store)’를 만들어 여기서 기업들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올리기도 하고 필요한 것은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5월에 시작되는 1차 서비스에는 기존의 SKT포털(T.net)에서 구현되는 일반적인 그룹웨어 기능, 영업전산(U.key) 및 문서관리 시스템(ECM)이 탑재된다.

SKT는 이번 커넥티드워크포스 구축을 통해 대리점 관리 및 장애처리 등 업무처리 속도가 50% 이상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1% 이상 생산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SK에너지, SK네트웍스 등 관계사들에게는 8월부터 순차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모든 관계사에 일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해당 산업별로 특화된 서비스를 탑재할 예정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KT는 이미 한화그룹, 아산병원, 신한은행, 코오롱그룹, 도시철도공사 등에 KT모바일 오피스 도입을 추진했다. 그룹웨어 수준의 단순한 통합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넘어 회사별로 필요한 솔루션이 탑재된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하는 게 목표였다.

한화그룹의 경우 영업실적 조회를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게 했고, 아산병원은 병원관리 시스템을 모바일 단말기 안에 탑재하는 식이다.

SKT가 비즈 앱스토어를 구축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한다면 KT는 23개 모바일 솔루션 업체들과 MOU를 맺고 모바일 오피스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KT가 MOU를 맺은 솔루션 업체는 핸디소프트 등 신규 23개사와 기존 13개사를 합쳐 총 36개사다. 이 업체들은 금융·제조·물류 등 총 10개 업종에서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을 보유했거나 모바일 오피스로 적용한 솔루션을 보유한 업체들이다.

현대하이스코·대한항공 등 국내 기업 구축 사례 늘어

IT서비스업체 중에서는 삼성SDS가 주도권 잡기에 앞장섰다. 삼성SDS는 지난해 모바일 데스크를 계열사에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일반기업에까지 확대한다.

삼성 SDS의 모바일 데스크는 우선 삼성전자의 옴니아2 단말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메일 수신, 결재, 일정관리, 직원 조회가 가능하다. 기업전산실 내 실시간 메일중계센터(NOC)를 기반으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이통사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보다 보안성이 우수하다는 게 삼성SDS 측의 설명이다.

단말기 쪽에서는 블랙베리가 SKT와 협력해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임원과 팀장급 직원에게 제공했다. 의사 결정권자인 해당 임직원이 부재하더라도 외부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결재할 수 있고, 직원과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됐다. 현대하이스코는 블랙베리의 블랙베리 엔터프라이즈 서버(BES)를 연동해 미메일·주소록·스케줄을 관리하고,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해 결재, 재고파악, 출고 현황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블랙베리와 SKT는 현대하이스코 외에도 포스코, 대한항공, 에스오일 등에 블랙베리 단말을 보급하고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구축했다.

도난·분실 시 정보유출 우려도

기업 고객들은 모바일 오피스 구축할 때 자체적으로 구축할 것인지 이미 구축된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자체 구축을 한다는 것은 자체 서버, 자체 애플리케이션 등 모든 모바일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반면 이미 구축한 사내 인트라넷에 솔루션사의 모바일 센터나 이통사를 통해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하면 비용이 줄어 규모가 작은 기업도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물론 모바일 오피스 구축이 생산성을 높이고, 업무효율을 높이는 데 유용하긴 하지만 몇 가지 한계도 있다.

먼저 보안문제. 망과 관련된 보안문제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휴대 단말기의 특성상 분실과 도난으로 기업정보가 더 쉽게 유출될 수도 있다.

MS의 윈도에 맞게 통합된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달리 스마트폰 환경에서는 다양한 OS기반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그렇다고 기업 입장에서도 직원들에게 특정 휴대폰을 쓰도록 강제하기에는 무리도 따른다.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지만 업무 외 시간에도 늘 업무와 연결돼 있어야 하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을 수 있다.

비교적 스마트폰이나 IT 트렌드에 익숙한 젊은 직원들은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데 따르는 어려움이 적지만, 그렇지 않은 세대들은 시스템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려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

[정고은 기자 chungk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53호(10.04.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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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8 04:00:17 입력, 최종수정 2010.04.29 11:0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