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우스푸어 될까 우려해"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8.29 부동산대책의 하나로 시행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외면받고 있다. 집 살 사람이 그만큼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4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9월13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시행한 이후 지난 2일까지 신청은 738건, 대출된 금액은 466억5200만원에 그치고 있다.
영업일 기준으로 따져 하루 평균 20건, 13억원 가량에 불과한 셈이다. 정부는 내년 3월말까지 7개월간 시행하는 생애최초 주택자금 대출을 위해 1조원의 주택기금을 책정해놓고 있는데 4.6%만 소진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추석이 지나고 나면 실수요자 중심으로 신청이 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보니 신청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이는 2001년과 2005년 시행 당시와 비교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2001년 첫 도입 당시 6개월간 3555억원이 나가는 등 인기를 끌자 이듬해 지원액을 6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린 바 있다.
특히 2005년에는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그 해 11월 시행 첫 날부터 신청자가 몰려 정부는 1주일만에 재원을 2조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늘렸으나 이조차 한달여만에 소진되고 말았다.
하지만 올해는 이처럼 생애최초 주택자금 대출이 외면받고 있는 것은 그만큼 향후 집값 상승 여부를 불확실하게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황규완 메리츠부동산연구소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많이 낮아졌으며 소득기준 등 조건 때문에 찾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면서 "괜히 하우스푸어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그냥 전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