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 소 그렇게 많은데 수급-가격은 왜 그대로지?

2010. 12. 28. 09:26이슈 뉴스스크랩

살처분 소 그렇게 많은데 수급-가격은 왜 그대로지?

헤럴드경제 | 입력 2010.12.28 08:46

 

< 성연진 기자 @lovecomesin >


구제역으로 28일 현재까지 44만3442마리의 소 돼지 등 가축이 살처분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원래 가격 등락이 심하지 않은 돼지고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한우 수급이나 가격에도 아직 큰 변동이 없다. 도대체 왜 그럴까?

업계에선 올해 하반기에 이미 한우 사육두수가 10% 가까이 증가한 것이 시장의 충격을 흡수하는 요인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구제역 피해가 장기화되면서 설 연휴 축산물 선물 수요까지 위축돼 절묘하게 수급 균형이 이뤄져, 앞으로도 가격 급등이 일어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한우(거세)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1㎏당 평균 1만6172원으로, 전날 보다는 2.7%오름세를 보였으나 전년 동월에 비해선 10.1% 내림세를 기록했다. 2% 정도의 가격 오름내림은 일상적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작년보다 값이 떨어진 셈이다.

도매가가 큰 변동이 없으니 소비자가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이마트에서도 한우 등심 1등급(100g)은 7450원으로 석 달째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물량 공급이 끊겨도 2주가량 판매할 수 있는 양을 비축해 놓는데 더 늘렸다"며 "구제역이 확산되더라도 연초까지는 현재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상 최대 피해에도 육류값이 그대로인 이유는 올 하반기 한육우 사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12월 한육우 사육마리수가 289만 마리로 작년보다 9.7% 증가할 것이라며 소 값 하락을 전망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구제역 확산이 워낙 빠르게 일어나고 있어 앞으로는 섣불리 예측할 순 없지만 올 하반기 한우 사육두수가 최대 물량이라 아직까진 필요한 물량을 구하는데 어려움은 없다"면서 "당초 설 한우값이 5~10% 떨어질 것으로 업계에선 예측했으나 구제역으로 인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설 육류 수요의 경우 대부분 선물수요인데, 타인에게 선물하기를 꺼려할 수 있어 구제역 관련 피해가 장기화될 경우 수요량 역시 줄 수 있어 가격 보합세가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yjsu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