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라 일하는데도 생산성이 세계 하위라고?

2011. 2. 5. 17:20C.E.O 경영 자료

죽어라 일하는데도 생산성이 세계 하위라고?

아시아경제 | 이경호 | 입력 2011.02.05 09:23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근로자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우리 근로자들이 별 보고 출근해 별 보고 퇴근하는 일이 다반사인데도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이 하위권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취업자 1인당 노동생산성은 총취업자수를 구매력평가지수(PPP)를 적용한 명목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취업자수는 많은데 전체적인 성과가 그 만큼 나오지는 않아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분모가 총 취업자수가 아닌 총 노동시간으로서 우리나라는 여기에서 하위권, 일하는 시간은 많지만 그에 비한 효율이 역시 떨어진다는 의미다.

5일 지식경제부한국생산성본부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09년 자료를 바탕으로 각국의 노동생산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31개 OECD 회원국 중 23위에 그쳤다. 같은 의미로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는 5만6374달러다.

1위는 룩셈부르크로 11만8466달러로 우리나라의 2배 수준이다. 이어 노르웨이(10만3160달러), 미국(9만6473달러), 아일랜드(9만5333달러), 벨기에(8만7515달러) 등이 2∼5위를 기록했다. 6위 프랑스와 8위 7위 호주까지 8만달러대이며 스웨덴 영국 스페인 네더란드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핀란드 캐나다 독일 그리스 덴마크 아이슬랜드 등 20위까지 7만달러대이다.

일본은 21위로 6만5507달러, 뉴질랜드 22위로 5만7465달러이며 우리나라가 그 다음이다. 우리나라 뒤에는 슬로바키아 포르투갈 체코 헝가리 터키 폴란드 칠레 멕시코 등이다.

경제규모나 수출순위에서 세계 10위권에 랭크되는 우리로서는 의아한 일이 아닐 수없다. 그러나 산업별 노동생산성을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산업별로 보면 우리나라는 제조업의 취업자 1인당 실질 노동생산성 수준은 8만4864달러로 OECD 국가(19개국, 2008년 기준) 중 5위에 해당된다. 반면 서비스업은 3만4956달러로 18위에 해당, 업종간 격차가 크다. 제조업은 미국 대비 82.6%, 일본의 111.0%로 높은 편이나, 서비스업은 미국 대비 44.2%, 일본의 62.0%로 크게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생산성은 제조업 대비 41.2% 수준(2008년 기준)으로 이러한 격차는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크고 제조업에 못 미치는 생산성 향상으로 매년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다.

시간당 노동생산성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5.1달러로 OECD 국가(30개국, 2009년 기준) 중 28위로 꼴찌수준이다. 1위인 룩셈부르크(73.9달러) 대비 34.0%, 미국 대비 43.8%이며, 일본의 65.7% 수준으로, 1인당 노동생산성보다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2009년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은 2243시간으로 수위권으로 미국(1681시간), 일본(1714시간), 독일(1390시간) 등에 비해 월등히 많다. 취업자 1인당 노동생산성이 23위임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최장 연평균 노동시간으로 인해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노동생산성이 낮은 것은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업의 선진화가 되지 않은 것으로 의료, 법률, 금융업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비중이 적고 음식업, 소매업 등 저부가가치 서비스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라며 "시간당 노동생성도 특근, 야근 등의 실제 필요업무 외에 불필요한 근무시간이 많아 전반적으로 업무 시간 대비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향후 우리나라도 노동시간 감소 및 저출산,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1인당 GDP 증가에 마이너스 영향을 끼치게 됨을 고려할 때,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