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11. 08:58ㆍ이슈 뉴스스크랩
휴대전화 요금, 확 떼인다는 느낌 드네
조선비즈 | 김희섭 기자 | 입력 2011.03.11 03:06
우리나라의 한 가족(2인 이상 기준)은 작년 월평균 통신비로 13만6000원을 냈다. 통계청 조사 자료다. 이 가운데 휴대전화 요금이 10만3000원으로 대부분이다. 정부는 서민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요금인하를 유도하고 있지만 통신사들은 "더 이상 요금을 내릴 여력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과연 그럴까. 통신비를 둘러싼 주요 쟁점을 따져봤다.
쟁점 1. 가계통신비 부담
통신사들은 지난 5년간 통신비가 거의 오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2005년에도 월평균 13만5000원이었으니 기껏해야 1000원 올랐다는 말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통신비가 크게 오르는 추세다. SK텔레콤의 경우 일반 휴대폰 요금이 월평균 3만3000원인 데 비해 스마트폰 사용자는 5만4500원으로 60%가량 높아졌다. KT도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매달 1만5000원 정도를 더 낸다.
작년 초 46만명이던 스마트폰 사용자는 현재 800만명으로 폭증했다. 연말에는 2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통신비 부담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가족 구성원 수가 줄어드는데도 가정 통신비가 비슷한 점을 봐도 사실상 1인당 통신비는 크게 오른 셈이다.
쟁점 2. 스마트폰 구입비
통신사들은 "스마트폰 가격이 비싸서 가입자들의 월 이용료가 올랐다"고 설명한다. 요금고지서에는 통화료 외에도 전화기 할부구입비가 포함되는데 사람들이 이를 뭉뚱그려서 통신비로 오해한다는 것.
스마트폰은 일반 휴대폰보다 가격이 30만~50만원가량 비싸다. 그러나 비슷한 제품이 해외에서는 20~30%가량 싸게 팔린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 간사는 "국내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짜고 가격을 올려놓았다"며 "비싼 휴대폰을 할부로 깎아주는 것처럼 하면서 2~3년 동안 고가의 요금제로 돈을 번다"고 밝혔다.
쟁점 3. 통화량
우리나라 사람들의 휴대전화 통화량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치보다 1.5배쯤 많다. 통신사들은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많이 쓰니 요금이 많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통화량이 많아질수록 통신사들은 돈을 더 많이 번다. 요금을 어느 정도 내려도 박리다매 방식으로 충분히 손실을 커버할 수 있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정책부장은 "연 1조원 이상의 이익을 내는 회사가 요금인하 여력이 없다는 말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말했다.
쟁점 4. 독과점 구조
국내 3개 통신사는 요금경쟁을 하지 않는다. 1위 업체인 SK텔레콤이 요금을 정하면 KT와 LG유플러스가 그보다 조금 낮은 선에서 요금을 결정한다. 사실상 요금을 담합하는 구조다. 정부와 시민단체가 거세게 압박하면 마지못해 요금을 조금씩 내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사를 더 만들어 경쟁을 시키고 요금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전화 시장도 KT가 거의 독점하다가 '00700' 같은 경쟁자들이 늘면서 요금이 확 내렸다. 기존 통신사들은 신규사업자 진입을 막고 있다. '통신비 20% 인하'를 목표로 내건 온세텔레콤의 김태경 사업단장은 "SK텔레콤에서 통신망을 빌려서 사업을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임대비용을 너무 비싸게 불러 사업성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쟁점 5. 통신망 투자
통신사들은 "돈을 벌어도 시설투자에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의 통신망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좋아졌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무선인터넷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음성통화 품질은 더 떨어졌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에 따르면 2009년 11월 이후 1년간 휴대전화의 통화 절단율이 0.55%로, 전년보다 2배가량 상승했다.
쟁점 6. 콘텐츠 분류
통신사들은 게임·영화 등 콘텐츠 구입비는 문화비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마트폰에서 유료 프로그램을 구입한 것까지 통신비에 포함하는 바람에 요금이 비싼 것처럼 됐다는 말이다. 통신사들은 유료 콘텐츠 요금에서 약 30%의 수수료를 챙긴다. 과거에는 70%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어느 쪽으로 분류하든 통신사가 돈을 버는 구조여서 요금인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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