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유머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유머는?

아시아경제 | 조해수 | 입력 2011.03.26 13:01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스트레스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유머는 매우 귀중한 삶의 활력소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현대인의 전유물이 아니듯 유머의 역사도 깊다. 가장 오래된 유머는 기원 전 19세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을 이룩한 수메르인의 비석에도 유머가 남아 있다. 영국 울버햄프턴 대학이 발굴한 비석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태고 이래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은 젊은 부인이 남편 무릎 위에서 방귀 뀌는 것."

BC 19세기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에는 파라오와 관련된 유머가 나온다. "따분해 못 견디는 듯한 파라오를 즐겁게 만들어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물만 입힌 젊은 여성을 배에 가득 싣고 나일강을 떠돌다 파라오에게 물고기를 잡아보라고 말하면 된다."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기원 전 7세기 지은 서사시 '오디세이아'에서도 유머가 보인다.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외눈박이 거인 사이클롭스에게 자신의 본명이 '노바디(nobody)'라고 말했다. 이후 오디세우스가 공격해오자 사이클롭스가 외쳤다. "아무도 나를 공격하지 않는다!"(Nobody is attacking me!)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작가 가운데 한 사람인 소포클레스가 기원 전 4세기경 지은 '오이디푸스 왕'에 그 유명한 '스핑크스의 수수께끼'가 나온다. 스핑크스가 오이디푸스에게 "아침에 네 발, 낮에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걸어가는 동물은 무엇일까"라고 질문했다. 이에 오이디푸스가 "사람"이라고 답했다. 오이디푸스가 정답을 맞추자 스핑크스는 벼랑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

고대인들도 야한 농담을 즐겼다. 기원 전 30년경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대에 "남자는 당나귀보다 섹스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를 억누를 수 있는 것은 남자의 주머니 사정"이라는 유머가 있었다.

10세기 영국에서는 "남자의 넓적다리에 달려 있으며 전에도 종종 찔러봤던 구멍을 또 찌르려 드는 물건은 과연 무엇일까"라는 야릇한 농담이 있다. 정답은 '열쇠'다.

울버햄프턴 대학의 폴 맥도널드 교수는 "문답이나 수수께기 형식으로 구성된 농담이 많다"면서 "당대의 금기 사항과 저항 정신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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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chs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