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 조용필, 소록도 약속 지켰다

2011. 4. 16. 08:58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가왕’ 조용필, 소록도 약속 지켰다
[일간스포츠] 2011년 04월 16일(토) 오전 00:01   가| 이메일| 프린트
[일간스포츠 이경란]








가수 조용필이 한센인들을 위한 희망의 노래를 불렀다.

조용필은 15일 오후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위한 무료 콘서트를 열었다. '가왕'의 무대는 작고 소박했지만 감동만은 그 어떤 무대보다 깊이 울렸다.

지난해 어린이날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이곳에서 공연한 조용필은 "꼭 다시 방문하겠다"며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켜 이날 무대에 오른 것.

"작년에 두 곡 밖에 부르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작년에 날씨가 참 좋았는데 올해도 이렇게 화창한 봄날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 무척 기쁘다"며 말한 뒤 조용필은 '허공'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 겨울의 찻집' 등 히트곡을 쏟아냈다. 출연료 없이 전속밴드와 무대에 선 가왕의 무대에 한센인들은 감동에 겨워 눈물을 훔치다가도 흥을 이기지 못해 벌떡 일어나 춤을 추며 흠뻑 빠져들었다.

조용필의 소탈한 모습도 한센인들을 감동시켰다. 공연 도중 그는 '지난해 공연 때 환호를 많이 했던 할아버지 어디 계시느냐'고 물었다. 그가 찾던 이는 70대 후반의 시각장애인 노인. 몸이 불편해 공연 구경을 오지 못했다는 말을 전해듣고 "꼭 빨리 쾌차하시라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또 '친구여'를 부르며 무대 아래로 내려가 한센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조용필이 서는 수만 객석의 화려한 무대에 비하면 누추하기 그지없는 초라한 무대였지만 객석의 감동은 어느 때보다 깊었다. 객석에선 "오빠"라는 연호가 이어졌다.

마지막곡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를 마친 조용필은 "여러분을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오래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내년에 봬요"라며 1시간여 무대를 마무리했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