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없인 제2도약 없다" 대기업, 中서 제2창업 선언

2011. 5. 17. 09:01C.E.O 경영 자료

"중국 없인 제2도약 없다" 대기업, 中서 제2창업 선언

삼성·현대차·LG·한화 등 2100조원 대륙시장 잡기… 中 담당 CEO 비중 커져

삼성은 16일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중국 전략회의를 가졌다. 이번 전략회의에는 강호문 중국삼성 부회장과 중국삼성 관계자는 물론, 이상훈 미래전략실 1팀장(사장)과 전자·전기·생명·제일모직·호텔 등 중국에 진출한 22개 삼성 계열사의 임원 140여명이 참가했다.

삼성이 다시 중국에 심혈을 쏟는 것은 지난 4월 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출근경영이 본격화된 이후다. 삼성은 신입사원 채용과 사원 승진 때 중국어 특기자를 우대하겠다고 밝혔으며, 이 회장 자신도 출근길 기자들에게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주문은 "중국에 제2의 삼성을 만들라"는 것이다. 전자 중심의 기존 사업을 확장하는 수준을 넘어서 금융·화학·패션·호텔 등 다른 업종에서도 확실한 성장동력을 만들라는 것. 중국삼성 강호문 부회장의 역할도 일상적인 영업 실적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업 발굴 등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돼 있다. 삼성 관계자는 "앞으로는 비(非)전자 부문을 어떻게 키우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현대차·LG·SK·한화·STX 등 다른 대기업들도 '중국에서 제2의 창업'을 선언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작년 중국에서 매출 15조5600억원, 순이익 1조2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중국 쓰촨성에 상용차 공장 건립에 나서는 등 중국 내륙으로의 서진(西進)전략을 가속하고 있다.



한화는 6월 1일 중국 9개 법인과 10개 지사를 총괄하는 한화차이나를 설립하며, STX그룹 강덕수 회장은 지난 5월초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중국 다롄에 있는 STX조선해양기지에서 개최했을 정도다.

생산비용 증가로 탈(脫)중국 움직임을 보였던 대기업들이 다시 중국으로 회귀하는 것은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지 않고서는 제2의 도약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내수시장 규모는 작년 2조달러(약 2100조원)를 돌파했으며, 중국 정부도 12차 5개년(2011~2015년) 계획을 통해 중국 내수시장을 더 키우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쏘나타·K5 등 중국 중산층을 겨냥한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으며, LG그룹도 '최초와 최선(first & best)'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중국 내륙지역을 포함해 중국 전역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이 지난 3월 이후 매달 중국시장을 방문한 것도 중국의 3D TV 판매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중국의 비중이 커지면서 각 그룹의 중국담당 CEO들의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화차이나의 초대 CEO로 선임된 금춘수 사장은 한화그룹을 총괄하는 경영기획실장을 지냈으며, 중국 삼성 CEO인 강호문 부회장 역시 삼성의 해외법인장 중 유일하게 부회장이다. 삼성그룹 전체에서도 부회장은 김순택 미래전략실장 등 4명밖에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