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직원들, 3개 국어는 기본…月 매출 12억원

2011. 6. 5. 09:54분야별 성공 스토리

매장 직원들, 3개 국어는 기본…月 매출 12억원

입력: 2011-06-03 17:31 / 수정: 2011-06-04

"친구 따라 강남 간다던데,저는 친구 따라 취직했어요. (웃음)"

우리나라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다는 서울 명동의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 매장에서 2년째 근무 중인 김경순 씨(33 · 사진 오른쪽)는 4개 언어(일본어 중국어 영어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중국 교포다. 2009년 7월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 매장에 취직하려는 친구를 따라 그해 8월 말 들렀다가 같이 면접을 보라는 점장의 권유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인사동 매장에서 근무했던 경력도 도움이 됐지만,무엇보다 중국어와 일본어를 능통하게 구사한다는 게 큰 강점으로 작용했다.

김씨에게는 삼삼오오 몰려 오는 팀 단위의 단골이 30팀이 넘는다. 일본,중국,태국,말레이시아 등 국적도 다양한 100여명이 그녀의 단골이다. 한 달 평균 예닐곱 팀,관광객이 많은 봄철에는 하루에 두세 팀이 온다. 단순히 김씨를 알아보는 수준이 아니라 김씨가 설명해줘야 제품을 구입하는 'VIP 고객'들이다. 1년 동안 쓸 수 있는 100만원어치를 한번에 사가는 손님도 많다. 김씨 역시 고마운 마음에 명함첩을 따로 관리하면서 스마트폰의 카카오톡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안부를 묻는다.

김씨는 "제가 오후 1시30분에 출근하는 걸 전화로 확인하고 딱 그 시간에 매장 문앞에서 기다리고 계신 분들도 많다. 한국에 올 때마다 일본에서 파는 캐릭터 펜이나 예쁜 소품들을 사다 주곤 한다"며 디즈니 로고가 박힌 핑크색 펜을 보여줬다. 물론 그냥 얻어진 단골이 아니다. 김씨는 선물로 주는 작은 샘플 제품에도 일일이 사용법과 사용순서 등을 깨알같이 적어주곤 했다. 주요 고객인 40~60대 일본인 단골들에게 그녀는 '오카상'(엄마)이라고 부른다. 친근감을 주기 위해서다. 젊은 단골에게는 '오네상'(언니)이라는 호칭으로 부른다.

이 매장은 보증금 32억원,월세 1억5000만원짜리 5층 건물이다. 월평균 1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직원 30명 중 2,3명의 한국인을 제외한 모든 직원들이 중국어나 일본어를 구사할 줄 알고 그중 17명은 2개 언어를 다 쓸 줄 안다. 유니폼 왼쪽에 구사할 수 있는 언어를 상징하는 국기를 달아 손님이 알아보기 쉽게 했다. 김철 명동월드점 지점장은 "매월 초 5명의 직원에게 친절상을 주면서 사기를 진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