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8월 지각변동’시작

2011. 6. 23. 09:11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1조원 주파수 경매 큰 장 … 통신업계 ‘8월 지각변동’시작

2.1㎓ 대역 LGU+ 단독입찰 확정

중앙일보 | 이나리 | 입력 2011.06.23 00:29 | 수정 2011.06.23 08:32

 

[중앙일보 이나리] 오는 8월 전체 규모가 1조원이 훌쩍 넘는 주파수 경매전이 펼쳐진다. 경매 대상인 3개 대역 중 '스마트폰 황금주파수'로 통하는 2.1기가헤르츠(㎓)의 경우 LG유플러스가 가져갈 것이 확실시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 대역 경매에 SK텔레콤과 KT의 참여를 배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이 같은 내용의 주파수 경매 방식을 22일 전체회의에서 확정했다. 우리나라에서 경매를 통해 주파수를 할당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통위가 경매에 부칠 주파수는 800메가헤르츠(㎒) 대역의 10㎒ 폭, 1.8㎓ 대역의 20㎒ 폭, 2.1㎓의 20㎒ 폭 등 총 50㎒ 대역폭이다. 최저경매가는 800㎒ 2610억원, 1.8㎓·2.1㎓가 각각 4455억원으로 최저가 합산액만 1조152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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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치열한 확보 경쟁을 벌였던 2.1㎓ 대역은 신규사업자가 등장하지 않는 한 LG유플러스 단독 입찰이 확정적이다. 2.1㎓는 스마트폰 서비스에 최적인 데다 단말기 제조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제 표준 대역이다. 방통위의 오남석 전파기획관은 "SK텔레콤과 KT는 이미 해당 주파수를 60㎒, 40㎒씩 보유하고 있어 공정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경매 참여를 제한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 외 대역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았다. 경매는 동시오름입찰방식으로 진행한다.

 주파수 경매전이 본격화하면서 통신업계는 또 한번 격변을 맞게 됐다. 1.8㎓와 800㎒ 대역 경매를 둘러싼 SK텔레콤과 KT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두 주파수 모두 차세대 서비스인 4세대 이동통신(LTE)용으로 무리가 없다.

800㎒는 미국 AT & T, 일본 NTT도코모와 KDDI가 LTE용으로 사용 중이다. 1.8㎓는 보다폰·T모바일 등 주로 유럽 쪽 이통사들이 선호한다. 국제 로밍 서비스는 3세대, 4세대 같은 표준 방식은 물론 주파수도 같아야 연동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KT는 둘 중 어떤 주파수를 택해야 더 유리할지를 놓고 이미 면밀한 검토에 들어갔다. KT 관계자는 "방통위가 '특정사에 20㎒ 이상 몰아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터라 둘 중 하나에만 입찰이 가능하다. 가격보다 실효성에 중점을 두고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TE 서비스 활성화 또한 큰 변수다. LG유플러스는 이미 "황금주파수를 LTE용으로 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 이 회사는 다음 달 서울·부산·광주에서 현재 보유한 800㎒ 대역 주파수를 이용해 LTE 서비스를 시작한다.

8월 경매에서 2.1㎓ 보유가 확정되면 LTE 서비스를 이 주파수로까지 확대해 '통신업계 만년 3위 꼬리표'를 떼는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 또한 다음 달 LTE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3개 도시에 200개 기지국을 깐 데 비해 우리는 서울에만 600개를 설치했다. 서울에서만큼은 '진정한 상용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날을 세웠다.

9월께 LTE 전용 스마트폰이 본격 출시되면 양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11월께 서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편 통신업계에선 SK텔레콤이 황금주파수 확보에 실패한 만큼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나리 기자 < windyjoongang.co.kr >

◆동시오름입찰방식=

1회 이상의 입찰 과정(라운드)를 거쳐 낙찰자를 정하는 경매방식. 예를 들어 SK텔레콤과 KT가 1.8㎓ 대역에 동시 입찰한 경우 1라운드에서 두 기업 중 낮은 가격을 써 낸 기업만 2라운드에서 자사가 1라운드 때 제출한 입찰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다시 입찰할 수 있다. 입찰 횟수를 미리 정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포기할 때까지 경매가 계속된다.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