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 이젠 `재난대비 경영`

2011. 7. 18. 09:03C.E.O 경영 자료

글로벌기업 이젠 `재난대비 경영`
테러·해킹·쓰나미 대비한 BCM 인증 늘어
기업 공신력 확보·국제거래 필수조건으로
기사입력 2011.07.17 18:52:05 | 최종수정 2011.07.17 22:52:46

#1.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글로벌 운송업체인 한진해운은 고심에 빠졌다. 수천 대의 컨테이너와 선박이 전 세계를 24시간 쉬지 않고 연결하는 물류 데이터가 불의의 사태로 손상될 경우 세계 각지의 거래 기업이 모두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이 내린 결론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 제2 백업센터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사고가 터지더라도 타격을 받지 않고 계속 업무를 하기 위한 위험관리 대비책의 하나로 BCM(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 : 업무연속성경영)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2. 국내 최대 유리제조업체 한글래스는 해외시장에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BCM 인증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EU 국가 기업들이 거래 파트너 기업에 대해 BCM 인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글래스는 앞으로 BCM 인증 없이는 해외법인 설립이나 운영이 쉽지 않다고 보고, 파트너 기업들과 계속 비즈니스를 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BCM 인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BCM이 뜨고 있다. 2001년 미국 9ㆍ11테러로 필요성이 부각된 후 최근 테러와 자연재해가 잇따르자 글로벌 기업들의 공신력을 측정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9ㆍ11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WTC)에 본사를 두고 있던 모건스탠리가 인명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던 것도 BCM의 위력을 극적으로 입증한 좋은 사례로 꼽힌다. 사전에 충분한 훈련 덕분에 대피가 빨랐고 백업 데이터 보관으로 방대한 거래 데이터의 소실에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날 영업을 재개할 수 있었던 것.

특히 올 들어서는 국내 기업들도 BCM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동북부에서 일어난 쓰나미 사고로 예기치 못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SDI를 비롯해 삼성생명, 금융결제원, 삼성화재, 기업은행 등 금융권이 거래기업들의 신뢰 확보를 위해 BCM 구축에 나서고 있거나 영국표준협회(BSI) 국제인증을 취득했다.

BCM은 재난이나 테러에 직면해 핵심적인 비즈니스 기능을 유지하고 즉시 재가동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지난 4월 발생한 농협 전산망 해킹사건의 경우 농협이 BCM 컨설팅을 받아 데이터 백업 시스템만 잘 갖췄더라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용어설명

업무연속성경영(BCM) : 자연재해와 해킹, 테러 등 예측 불허의 변수가 생겼을 때 기업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데이터 백업 등 체계적 재난 대처 프로그램을 말한다.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의 공신력을 인증하는 국제기준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창훈 기자 /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