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카네기·록펠러재단이 원조, 7만여개 활동… 자산총액 6000억달러

2011. 10. 24. 09:33C.E.O 경영 자료

< Global Focus >100년 전 카네기·록펠러재단이 원조, 7만여개 활동… 자산총액 6000억달러

문화일보 |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 | 입력 2011.09.02 14:31

 

우리나라의 자선재단은 손에 꼽을 정도지만, 미국 슈퍼부자들이 남긴 자선재단은 하늘의 별만큼 많다. 미국재단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기준 미국 자선재단은 총 7만5595개이며 자산총액은 5650억달러에 달한다. 이 재단이 매년 사회 그늘진 곳에 기부하는 액수는 42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 자선재단의 규모나 숫자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1986년 미국 자선재단은 2만5639개, 자산은 1200억달러 수준이었는데 1990년대 인터넷 붐과 함께 컴퓨터 관련 기업의 억만장자들이 늘어나면서 자선재단은 2000년 5만6582개, 총자산 4861억달러로 불어났다.

미국 자선재단의 원조는 록펠러재단카네기재단이지만 요즘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재단'이 세계 자선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록펠러와 카네기, 게이츠재단의 공통점은 나눔의 시선이 전세계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재단들은 창설 이후부터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의 빈곤과 건강보건, 교육문제 해결에 집중해왔다.

석유재벌 존 D 록펠러가 창립한 록펠러재단은 2013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데 100년 가까운 자선활동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여전히 자산 30억달러를 갖고 활동 중이다. 미국의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는 말년에 기업을 매각한 뒤 자선사업에 나섰고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 2500개 이상의 도서관을 보급했다. 카네기재단의 현 자산은 26억달러에 달한다.

록펠러재단과 카네기재단은 2차대전 이후 유럽 재건기 때 많은 기여를 했다. 특히 록펠러재단은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남아시아 신생독립국의 교육지원사업에 적극적 역할을 했다. 자동차 포드사의 창업주가 만든 포드재단은 1950~70년대 남아시아 지역개발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게이츠재단에 이어 규모 면에서 2위이며 자산은 110억달러다.

빌 게이츠는 21세기 들어 미국 자선기부 분야의 최대 스타다. 그는 2008년 6월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직을 사퇴한 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재단 이사장으로 전업적 활동을 시작했는데 이 재단의 총자산은 2008년 기준 298억달러다. 여기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310억달러를 게이츠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게이츠재단은 역사상 전무후무한 최강의 자선재단이 됐다.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따르면 카네기의 기부액은 총 3억5000만달러, 존 D 록펠러의 경우 5억4000만달러인데 이것은 현재 가치로 각각 30억달러와 60억달러로 추산된다. 그런데 게이츠재단이 한 해 전세계 건강보건사업에 쓰는 예산이 30억달러라는 것은 게이츠가 미국자선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드러내준다.

이 재단에 버핏이 기존 게이츠재단의 자산보다 많은 액수를 기부함으로써 게이츠재단은 또 한 번 도약을 하게 됐다. 록펠러와 카네기의 경쟁으로 진행된 게 20세기 나눔이라면 21세기 글로벌 나눔은 바로 버핏과 게이츠의 이중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