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불황ㆍ환율불안에 국내 간판기업들도 `흔들'

2011. 10. 27. 09:14이슈 뉴스스크랩

<세계불황ㆍ환율불안에 국내 간판기업들도 `흔들'>

연합뉴스 | 이유미 | 입력 2011.10.27 06:13

 

삼성전자 이후 발표된 실적들은 `충격' 수준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이율 이유미 송혜진 기자 = 국내 기업들이 세계 경제 불황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8월 초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촉발된 세계 금융시장 불안도 국내 기업에는 심각한 악재가 되고 있다. 대외교역 비중이 높은 상당수 기업이 막대한 환평가 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을 보면 중소기업뿐 아니라 간판급 기업들도 적자로 돌아섰거나 이익이 급감했다.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낸 덕분에 전체 성적표는 그다지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개별 기업을 하나씩 보면 실적 충격 수준이다.

◇ 삼성전자 외에 줄줄이 `추락'

지난 7일 일찌감치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4조2천억원이다. 스마트폰 부문이 선전하면서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이 예상한 전망치보다 1조원 많은 '깜짝실적'을 냈다.

그러나 삼성전자 이후 발표된 실적들은 `어닝 쇼크'나 마찬가지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가운데 영업이익 증감률이 확인되는 기업은 85곳이다. 이 중 47곳이 지난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줄었다.

이밖에 2곳이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고 1곳은 적자를 지속했다. 영업이익이 지난 분기보다 늘어난 곳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LG전자 등 7곳의 순이익이 3분기에 적자로 돌아섰고 42곳은 순이익이 지난 분기보다 감소했다.

영업이익에서 환차손이나 이자비용 등을 뺀 순이익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특히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였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침체에 환평가 손실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대한항공도 5천2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경기둔화로 물동량이 감소한데다 미국 달러화의 약세로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환평가 손실이 크게 발생한 탓이다.

상반기 실적이 좋았던 화학업종은 3분기에 영업이익 하락세가 뚜렷했다. OCI의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30.3% 추락했고, 금호석유와 LG화학은 각각 20.7%, 6.6% 감소했다.

철강업종 역시 환율 급등과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POSCO의 영업이익은 지난 분기보다 25.7%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은 환율 불안으로 영업 외 수지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해 당기순익이 지난해보다 79.0% 줄었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깜짝실적을 내서 전체 이익의 총량은 나쁘지 않겠지만, 종목 하나하나를 보면 걱정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 나머지 실적발표 예정기업들도 부진 전망

증권사들이 실적 예측치를 내놓은 기업들 가운데 아직 실적을 공표하지 않은 기업은 154개다. 이들중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71개사의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기업 85개사 중 43개사, 2조원 미만의 69개사 중 28개사의 실적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닉스(IFRS 연결기준, -2천318억원), 한국가스공사(-723억원), STX팬오션(-189억원), LG이노텍(-194억원), 한진중공업(-81억원), 베이직하우스(-14억원)는 이번 분기에 영업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 수출업종인 철강과 조선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영업이익은 2분기 1천764억원에서 3분기 173억원으로 10분의 1로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31.4% 줄어든 2천853억원으로 예상됐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각각 28.9%, 27.7% 감소한 2천188억원, 2천450원으로 예측됐다.

자동차업종 실적도 2분기보다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 추정치는 4.9% 감소한 19조1천72억원, 영업이익 추정치는 11.2% 줄어든 1조8천879억원이다. 기아차[00270]의 매출은 5.2% 줄어든 10조9천83억원, 영업이익은 14.3% 감소한 8천843억원으로 전망됐다.

금융업종도 예외가 아니다. 외환은행의 연결기준 3분기 순이익은 전분기의 5분의 1에 불과한 2천216억원으로 예상됐다. 우리금융과 KB금융의 순이익은 각각 37.6%, 21.8% 감소할 전망이다.

한진해운의 영업적자는 2분기 1천703억원에서 3분기에 665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이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으로는 녹십자, 현대산업, SK이노베이션, 오리온, S-Oil, 삼성물산, 이마트, 아시아나항공, 락앤락 등이 꼽혔다.

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