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군사 중심축 이동… G2, 생존 건 ‘패권 쟁탈전’

2011. 11. 21. 08:49C.E.O 경영 자료

[부상하는 아시아] 경제·군사 중심축 이동… G2, 생존 건 ‘패권 쟁탈전’
국민일보|
입력 2011.11.20 18:39
|수정 2011.11.20 21:19

 

미국의 외교·안보 패러다임이 급선회하고 있다. 그 핵심은 '아시아로의 복귀'이다. 하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일주일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는 이를 상징한다. 직접적이고 단호하다. 본격적인 패권 경쟁에 돌입한 중국과 미국 양 강대국의 아시아 전략과 그 배경을 살펴본다.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간 것은 우선 이 지역의 엄청난 성장잠재력 때문이다. 군사·외교적 패권의 기본도 결국 경제력이라는 점에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교역 및 협력체제 구축은 G2(주요 2개국·미국과 중국을 지칭)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의 경우 국내 경기 회복을 위해서도 아시아의 존재는 각별하다.

군사전략 측면에서도 이 지역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전략 요충이다. 미국은 중국의 급부상에 방어보다는 해양을 통한 봉쇄까지도 염두에 둔 '공격 카드'를 꺼내든 형국이다. 중국에 이는 향후 성장은 물론 생존에 대한 위협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

◇떠오르는 성장엔진=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년 만에 세계경제는 다시 심각한 위험에 노출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제 회복세 둔화로 선진국의 성장엔진은 식어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유로존과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1.6%와 1.5%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 경제권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중국은 연 9%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아세안 국가들도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을 무기로 수출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1∼2015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세안 주요 5개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6% 안팎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간 진행된 아시아 순방에서 연일 미국과 아시아·태평양지역 간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한 것은 이런 잠재력을 염두에 둔 것이다. 로이터통신오바마의 핵심목표는 미국의 대아시아 수출을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보잉사가 인도네시아 라이언항공과 맺은 217억 달러(약 24조7163억원)짜리 계약을 비롯해 미국이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앞두고 아세안 국가들과 맺은 계약은 총 250억 달러 규모다. 백악관은 이번 계약으로 미국 내 신규 일자리가 12만7000개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G2의 운명을 가를 전략적 요충지=아시아는 인구 약 42억명에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과 교역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대표적인 미·중 대결의 장은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한 남중국해의 난사군도(南沙群島·미국명 스프래틀리)다.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에서 필리핀과 베트남 등 중국에 맞서려는 인접 국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호주에 군사기지를 세우겠다고 발표한 것도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전략적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미국의 대아시아 군사 개입은 중국의 영향력 저지와 함께 군수산업 육성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이중의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시아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려는 중국은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에 긴장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미국의 경제적 보폭이 확대되는 것은 중국의 국익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