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북한군 20명 침투훈련에… 강원도 최전방 ‘뻥 뚫렸다’

2011. 12. 7. 09:18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국민일보2011.12.06 22:19

 

북한군의 침투를 가상해 불시에 이뤄진 전시대비태세 점검 훈련에서 강원도 지역 최전방 부대들이 어이없이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새벽 1시15분쯤 경계근무 인원을 제외하고 모든 병력이 잠자리에 들었던 강원도 모 부대는 갑작스러운 폭발소리에 아수라장이 됐다.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중무장 장병 20명이 경계병들을 순식간에 제압하고 부대로 잠입해 무기고를 폭파하고 병영시설을 공격한 것이다.

급습당한 부대는 우왕좌왕하다 뒤늦게 침투자 수색에 나섰지만 이미 유유히 부대를 빠져나간 뒤였다. 이들은 합참이 북한군으로 가장해 투입한 우리 특전사 요원들이었다.

같은 시간 합참은 핵심 간부와 위기조치반에 속해 있는 장교 전원에게 휴대전화 문자전방지역 부대에서 폭발음이 청취됐다는 상황을 긴급 전파했다. 장성과 장교들은 부랴부랴 합참본부로 복귀했고, 춘천과 철원 전방부대에는 국지도발 최고 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다.

경계망이 완전히 뚫린 부대는 인근 부대와 함께 공동수색을 나섰다.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동원해 침투한 적을 찾는 데 나섰지만 만 하루가 지나도록 단 한 명의 ‘가상 북한군’도 찾아내지 못했다.

만약 북한 특수부대가 실제 침투를 감행했다면 이 부대 무기와 병력에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우리 군의 방어막이 뚫려 후방까지 큰 위험에 놓일 수밖에 없다. 훈련 대상이 된 곳은 5군단 예하로 강원도 철원과 춘천 지역 최전방 부대다.

이번 훈련은 정승조 합참의장 지시로 전방부대의 실제 전투력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실시됐다. 지난 10월 26일 취임한 정 의장은 “적이 도발하면 그들에게 위기가 되게 하고 우리에겐 호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최전선 부대 지휘관들에게 상시 대비태세 강화를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9일까지 1군단과 2작전사령부 지역, 육군본부를 대상으로 비슷한 형태의 불시 침투훈련이 실시된다.

합참 관계자는 “어떤 부대가 훈련 대상이 될지 사전에 절대 통보하지 않는다”며 “취약점을 집중 분석해 전방부대의 경계태세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