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전의 조건은 가슴 작은 여자?

2012. 1. 9. 08:49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중전의 조건은 가슴 작은 여자?

글래머러스하고 쭉쭉 뻗은 몸매에 양악수술까지 하며 얼굴을 동그랗게 만드는 오늘날 조선시대의 중전 얼굴을 본다면 아마도 많이 실망할 것이다. 정략결혼이라 얼굴은 안 보니 할 수 없다 생각할 수도 있고, 그래서 왕들이 그렇게 많은 후궁을 뒀나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지금의 시각으로는 볼품 없다 할 수 있다.
보통 세자 때 배필을 맞이하기에 보통 13살 전후에 배필을 구하기 위해 전국에 금혼령을 내리고 처녀단자를 받는다. 물론 사대부 양반가문에 한해서 만이다. 일반 양민들은 꿈도 못 꿀 일.
금혼령을 내려 결혼을 못하게 하는 것은 괜찮은 처자가 다른 양반 가문으로 시집가는 것을 미리 막기 위함이다. 또, 처녀단자란 사대부가의 딸들의 명단을 올리는 것으로 거주지와 사주,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다. 역시나 여자는 예나 지금이나 집안을 주로 본다. 처녀단자에 올라간 처자들은 모두 궁에 입궁하게 되는데 이 때도 처녀의 아버지의 직급순으로 입장을 했다.
이 때 내시들이 큰 활약을 하게 되는데, 세자빈을 뽑는 것은 대비와 중전, 주상인 왕이지만 결승이전에 치러지는 예선전에는 내시들의 입김이 크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당사자인 세자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데 13살이니 뭘 알겠나 싶기도 하다.
간택이란 이미 윗선에서 다 정해놓은 사람을 들이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기도 하나 예선전에 해당하는 초간택에서는 내시들의 눈썰미가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에 내시 경력 10년 이상의 노련한 심사위원들이 처자들을 하나하나 살핀다.

이 때 살피는 것들이 매우 흥미로운데,
1.가슴의 크기
2.입술의 붉은 정도
3.입술을 얼마나 자주 적시는지
4.눈썹 양미간의 간격
5.턱의 크기
6.목의 두께
7.밥 먹는 모습
8.눈동자 색깔
9.자복(자식복)이 있는지- 대체 이건 어떻게 안단 말인가?

여기에서 가슴은 석자(90cm) 아래인 처자를 선호하는데 가슴이 크면 무식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자빈을 꼭 똑똑한 사람으로만 들이려고는 하지 않기 때문에, 똑똑한 사람을 들일지, 조금 무식한 처자를 들일 지는 위에서 고민하며 결정할 일이다.
그런데 가슴 크기를 내시들이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양반집 규수들의 옷을 벗길 수도 없는 노릇인데. 그렇기에 10년차 이상의 베테랑들이 나서는 것이다. 평소 궁녀들을 눈여겨 봐뒀다 투시력(?)을 발휘해 가슴 크기를 대략 짐작했다고 한다.
또한 입술이 붉고 자색 테두리를 가지고 있으면 건강이 좋지 않다고 여겨 자식을 제대로 낳을 수 있을가 염려했다.
눈썹 양미간이 좁으면 음기가 강해 색기가 강한 색녀라고 생각했다.
입술을 너무 자주 적셔도 욕구불만이라고 생각했다고 하니, 긴장돼 입이 바싹바싹 말라도 꿋꿋이 버텨야 했을 것이다.
턱은 긴 주걱턱을 선호했는데, 어이 없게도 주걱턱은 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목은 무조건 얇을수록 좋은데, 목이 두꺼우면 처녀가 아니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에 상당히 치명적인 요소다. 억울해도 꺼림직해 왕실에 시집가기는 거의 글렀다고 보면 된다.
궁에 입궁한 세자빈 후보들에게는 점심시간도 허락되었는데, 밥을 먹는 모양새를 보고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하였다. ‘밥을 물에 말아먹는 모습’을 검소하다고 인식해 국모(國母)로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다소 황당한 기준들이고 전혀 과학적이 없는 기막힌 편견들이지만

이것은 정설로 조선시대에 널리 알려져 민간에서도 이 같은 기준으로 혼기에 들어선 처녀들을 판단하곤 했다고 한다.
이렇게 초간택이 이뤄지면

7명 정도로 후보가 압축되어 대비와 중전, 임금이 간택에 들어가 거의 1대1면접을 진행한다.
지금 이런 기준으로 배필을 찾는다면 미쳤다는

소리를 듣겠지만 과거에는 당연한 기준들이었기에 지금 태어난 것을 매우 감사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