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과일 ‘급부상’, 초여름 대표 국산과일 ‘밀어내기?’

2012. 6. 28. 08:56C.E.O 경영 자료

수입과일 ‘급부상’, 초여름 대표 국산과일 ‘밀어내기?’

수입과일 ‘급부상’, 초여름 대표 국산과일 ‘밀어내기?’

“8kg 짜리 수박 한 통이 2만원 가까이 하니 살 엄두가 안난다”

서울 성수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최윤미(41)씨는 수박 가격이 지난달 보다 조금 내렸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비싸 사기가 망설여진다고.

최 씨는 “수박이 이렇게 비싸서 어디 사 먹겠나. 과일은 사야겠고 가격은 하늘을 찌르니 그나마 값 싼 수입 포도를 택할 수밖에 없다. 여름 대표과일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사먹기도 부담스러워 눈을 돌리게 된다”고 말하며 한숨지었다.

한 대형마트 과일 코너에는 수입과일이 국산에 밀리지 않을 만큼 넓은 자리를 차지하며 국산보다 싼 가격에 소비자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국산과일과 수입과일의 매출구성비는 6:4의 비율로 수입과일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한·미FTA로 수입포도 ‘초여름 대표과일’ 등극

한·미FTA 효과로 지속 신장해온 수입포도가 초여름 대표과일로 자리 잡았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초여름 대표 과일인 참외가 올해 5월에는 토마토와 수입포도에 밀려 과일 내 매출 순위가 4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참외는 5월 매출이 연간 매출의 35% 가량을 차지하며 5월의 가장 대표적인 과일로 자리매김을 해왔다. 지난 2년간 5월 평균 매출이 토마토 대비 약 60% 가량 앞서 왔으나 올해는 15% 가량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의 5월 주요 과일 매출 신장률에 따르면 전년동기대비 체리는 92.1%로 가장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였고 ▲토마토 65.1% ▲수박 14.8% ▲포도 6.5% 등으로 큰 폭 상승한 반면, ▲오렌지 -17.9 ▲참외 -5.6%는 각각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롯데마트에서 수박은 1통(8kg) 기준 작년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약 13%, 방울 토마토는 1팩(1kg) 기준 작년 4200원에서 5000원으로 19% 가량 상승한 데 반해, 참외는 냉해로 생산량이 감소하며 4~8개 1봉에 가격이 1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가격인 7500원보다 33% 가량 큰 폭으로 상승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장마와 겨울 한파가 심해 작황 부진으로 국산 과일 가격이 들쑥날쑥하며 폭등했다. 국산 과일이 가격변동이 심한 반면, 수입과일은 가격이 국산과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한·미 FTA가 발효됨에 따라 관세가 인하돼 미국산 체리나 포도 등을 저렴한 가격에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어 소비자들도 비싼 계절 과일 대신 대체 수요로 수입과일을 찾아 수요가 조금씩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또 국산 과일이 나오지 않는 시기에도 수입과일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외 수요의 감소 이유는 참외 가격이 수박이나 토마토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커 토마토와 수박으로 대체소비가 일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름철 대표과일인 수박이 23.2%로 지난해 대비 0.8%p 상승하며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이어 토마토(13.5%)가 지난해 6위에서 참외를 제치고 2위로 급상승하며 순위변동에 한몫했다. 수입포도도 강세로 떠올라 지난해와 비슷한 12.1%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 지난해 2위를 기록했던 참외는 11.8%로 지난해 대비 1.7%p 떨어져 두 계단 하락했다.

바나나도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 점유율을 보인 반면, 오렌지는 작년동월대비 9.1%에서 5.9%로 대폭 하락하며 5위에서 6위로 순위변동 됐다.

롯데마트 문상윤 과일담당MD는 “국산 과일 가격이 급등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과일이 대체 수요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한·미 FTA 체결로 24% 관세가 철폐된 체리의 경우, 본격적인 시즌을 맞아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바캉스 시즌을 앞두고 여름 과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산 과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 과일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수입과일 물량, 전반적으로 작년 보다 ‘증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1월∼5월 수입과일 물량은 전반적으로 작년 보다 증가, ▲오렌지 23% ▲포도 21% ▲바나나 12% ▲파인애플 9% 등으로 수입은 작년보다 각각 증가했고 키위는 작년보다 6% 감소했다.

1월∼5월 오렌지 평균도매가격(가락시장)은 상품(특·상·중·하 구분) 18kg에 4만5000원으로 작년보다 5% 높았다. 반입량이 작년보다 33% 많았지만 국내 과일 출하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1∼5월 수입단가는 kg당 1.26달러로 작년보다 6% 높았다.

포도 평균도매가격은 상품 8kg에 4만3000원으로 작년보다 5% 높았다. 특히 3월부터 칠레산 포도의 도매가격이 높아졌는데, 이는 국내 과일 작황이 부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포도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바나나 평균도매가격은 상품 13kg에 1만9000원으로 작년보다 3% 높았고, 파인애플은 상품 12kg에 2만원으로 작년보다 26% 높았다. 바나나 수입단가는 kg당 0.75달러로 작년보다

8% 높았고, 파인애플은 kg당 0.76달러로 작년보다 13% 높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수박, 참외, 토마토는 지난 겨울철 한파로 초반에 출하될 때 가격이 비쌌으나 일조량이 증가하고 본격적인 출하시기를 맞아 물량이 많이 나오고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돼 가격도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사과와 배는 작년 저장 상품으로 2010년 대비 물량이 적어 공급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한·미FTA로 오렌지와 포도에 계절관세를 도입해 수입관세가 50%에서 30%로 축소,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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