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입법화 추진] '재벌 지배구조 개선 어떻게' 3인3색 경쟁

2012. 10. 12. 08:45C.E.O 경영 자료

[경제민주화 입법화 추진] '재벌 지배구조 개선 어떻게' 3인3색 경쟁

박근혜 캠프 김종인, "재벌은 탐욕 타고나" 구체적 방법엔 함구
문재인 캠프 이정우, 출자총액제 부활 등 참여정부 정책 계승
안철수 캠프 장하성, 소액주주 운동 유명 "재벌타파 아닌 개선"
한국일보 | 김정곤기자 | 입력 2012.10.12 02:35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대선 후보의 캠프에서 경제민주화 정책을 이끄는 수장들의 머리싸움도 치열하다.

박 후보 캠프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문 후보 캠프의 경제민주화위원장인 이정우 경북대 교수, 안 후보 캠프의 '담쟁이 포럼' 연구위원장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의 경쟁이다. 이들은 재벌의 지배 구조 개선과 중소기업 보호 등 경제민주화 방향에는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재벌 개혁 방안 등 각론에서는 3인3색의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서강대 교수 출신인 김 위원장은 1987년 개헌 당시 '경제민주화 조항' 신설을 주도해 경제민주화의 원조로 통한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은 생리적으로 끝없는 탐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앞세운다. 그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거대 경제 세력이 모두 장악하고 있어 국민 통합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총론적 방향성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 방법론을 내놓은 적은 없다. 또 당내 일부 세력의 반발 움직임도 여전해 향후 그의 정책이 어떤 식으로 현실화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교수는 '참여정부의 경제 브레인'으로 불리는 진보 경제학자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반대했고 최근에도 "한미 FTA는 노무현 정부의 과오"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이 교수의 경제민주화는 재벌 개혁이 최우선 과제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를 비롯해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지주회사 부채 비율 상한 등의 재벌 개혁 과제 등을 참여정부에서 하지 못한 숙제라고 보고 있다. 그는 "성장ㆍ복지ㆍ일자리ㆍ경제민주화가 함께 끌고 가는 4두마차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장 교수는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을 맡아 소액주주운동을 펼친 '재벌 저격수'로 유명하다. 하지만 2006년 '장하성 펀드'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다 실패했던 점 때문에 진보 진영에서는 '금융 만능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장 교수도 재벌 개혁에 방점을 찍고 재벌의 경제력 집중 완화와 부당 행위 근절, 혁신 경제로의 전환, 일자리 창출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재벌 개혁의 목표는 '재벌 타파'가 아닌 '재벌 개선'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