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의 ‘외도’ … M&A 큰손으로 떠오른다

2013. 1. 8. 22:21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새마을금고의 ‘외도’ … M&A 큰손으로 떠오른다

저축은행 대안으로 부각되며 돈 몰리자 새 투자처 발굴 나서 중앙일보 | 손해용 | 입력 2013.01.08 00:16 | 수정 2013.01.08 05:58

지난해 8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웅진코웨이를 인수할 때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숨은 조력자 역할을 했다. 당초 웅진코웨이는 KTB사모펀드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지만, 결국에는 자금력이 증명된 MBK파트너스를 선택했다. 당시 새마을금고는 MBK파트너스에 4000억원의 '실탄'을 공급하며,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 이후 11월 새마을금고가 투자자로 참여한 자베즈컨소시엄이 그린손해보험 인수 최우선협상자로 선정된데 이어,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나이스신용정보로부터 한신평신용정보를 235억원에 매입했다. 독립사모펀드 운용회사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의 정도현 대표는 "요즘 진행 중인 굵직한 인수합병(M & A)에 새마을금고가 빠지지 않고 이름이 오르내린다"며 "앞으로 M & A 시장에서의 행보가 더욱 넓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M & 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십수 년 전만 해도 말 그대로 '마을 금고' 수준의 자본력이었지만 세제혜택 등으로 돈이 몰리면서 이제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이 밖에도 수도·하수관 업체인 고리(Golee)와 금호산업의 M & A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왕성한 투자식욕을 자랑하고 있다. 비록 불발로 끝나긴 했지만 우리금융지주·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부동산 투자 시장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송도 센트럴파크, 문화방송(MBC) 여의도 사옥 부지는 물론 미국 샌프란시스코 333마켓스트리트 빌딩, 시카고 스리퍼스트내셔널플라자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같은 새마을금고의 행보는 투자대상 다각화가 목적이다. 새마을금고는 운용자산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예금대비 대출 비율(예대비율)은 60% 초반으로 90%를 넘는 은행권에 비해 한참 모자란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채권과 예대마진만 고집했다간 제대로 수익을 내기 힘든 것이다.

 특히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불거진 이후 비과세 혜택이 부각되면서 새마을금고에 빠른 속도로 돈이 몰리고 있다. 2011년 말 79조1000억원이던 수신규모는 2012년 10월 90조9000억원으로 불었다. 덕분에 금융위기 때인 2008년 64조5000억원이던 새마을금고의 자산은 지난해 10월 100조원을 돌파하며 저축은행의 자산(약 52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들어오는 돈이 확 늘어난 만큼 새로운 돈 굴릴 곳 찾기가 절실해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의 이런 외도(?)를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공격적인 자산운용이 자칫하면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는 다른 금융회사와 달리 새마을금고는 감독담당 주무부처가 행정안전부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부실가능성을 점검하는 데 한계가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8~2011년 4년간 경영개선조치를 받은 새마을금고 수는 257개로 전국 새마을금고 1479개 중 17.4%에 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저소득층의 가계대출 부실화가 진행되면서 새마을금고·신협 같은 상호금융권의 연체율이 올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제 2의 저축은행 사태가 상호금융권에서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큰 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다른 금융회사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리스크관리팀을 두고 대출과 투자를 철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해용·홍상지 기자 < hysohnjoongang.co.kr >

손해용.홍상지 기자hysoh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