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24. 21:30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월스트리트저널
한국은 더이상 반도체와 소형차, 대형 선박만 유명한 나라가 아니다.
지난해 한국 수출 품목 1위은 전자제품이나 금속제품이 아니었다. 석유였다.
정부 사전조사에 따르면 2012년 석유제품 수출액은 에너지 가격인상과 한국 정유사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562억 달러에 육박했다. 한국 정유사 3곳은 세계 10대 정유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세계 에너지 열강을 논의할 때 한국이 거론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국은 자체적으로 화석연료를 보유하지 못한 데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무더위와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국내 전력 수요를 충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정전에 대비한 훈련까지 실시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지난 10년 사이에 원유를 휘발유, 디젤, 제트연료 등 석유제품으로 정제하는 나라로 성장했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은 규모다. 한국 정유 대기업들은 유럽과 캘리포니아의 엄격한 생산기준을 준수하기 위해서 첨단화된 대형 정유시설을 건설했고, 중국과 가깝다는 거리상 이점을 십분 활용해 중국의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해왔다.
석유제품은 2012년 한국 총 수출액(5,480억달러) 가운데 10%로 1위를 차지했다. 반도체(504억달러)와 산업장비 등 일반 기계류(480억달러)가 각각 9%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두 기둥이라고 할 만한 선박과 휴대전화 수출이 하락했음에도 석유제품 수출이 급증했기 때문에 한국 경제는 근근히 버텨나갈 힘을 얻었다. 2012년 석유제품 수출액은 2010년 315억달러였던 것에 비해 무려 78%나 늘었다.
한국 대형 조선기업들이 2008년 글로벌 경기침체의 효과를 2012년에야 뼈저리게 실감하면서(세계 조선산업 경기후퇴로 신규 선박 수주가 뜸했다) 조선 부문 수출액은 29% 떨어진 397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조선기업들은 경기침체로 타격을 받기 전에 수주 받은 잔량을 2011년까지 모두 처리했다.
휴대전화 수출액은 17% 감소해 227억달러였다. 일부 제조업체들이 생산 기지를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이전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12년 한국 수출은 전체적으로 1% 감소했다. 그러나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플라스틱, 용제, 알코올 등) 수출이 크게 늘고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수출이 소폭 증가하면서 선박과 전자제품의 부진을 만회했다. 반도체 수출은 현상을 유지했고 LCD와 컴퓨터 수출량은 줄어들었다.
허찬국 충남대 무역학과 교수는 “경쟁력을 갖춘 산업부문이 다각화되는 것은 한국 경제가 그만큼 성숙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한국 정유산업의 역사는 다른 수출산업의 발전 과정과 유사하다. 정부 지도층은 내수시장에서 한국 기업을 외국계 기업과의 경쟁으로부터 보호한 후, 이윤을 활용해 시설을 확장하고 과잉생산을 하도록 장려해서 잉여 생산분량을 해외 시장으로 수입하게 장려했다.
정유산업의 성장은 (한국 정부와 업계가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은 발전공식을 적용한) 전자와 자동차, 철강산업보다는 상당히 늦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현재 한국 최대 수출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정유소인 울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GS칼텍스와 S-오일도 규모 측면에서 세계 10위안에 드는 정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 출신 김형건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정유시장은 안정돼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므로 그 이윤을 시설에 재투자할 수 있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크고 좋은 시설을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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