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안된 새 아파트' 불황에도 꿋꿋한 이유는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올해 입주 4년차인 서울 강북구 번동 두산위브 1단지는 작년 새 아파트 프리미엄을 톡톡히 봤다. 작년말 전용면적 84㎡ 전셋값은 1년 전보다 5000만원가량 오른 2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집값도 한 해 동안 1000만원안팎(2.4%) 올랐다. 반면 이 단지 주변 입주한 지 23년이 지난 한양아파트는 비슷한 평형의 전셋값이 1억6000만원 전후로 두산위브보다 1억원 쌌다. 집값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4%나 떨어졌다.
새 아파트일수록 작년 전셋값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택시장 불황으로 수도권은 집값 하락폭이 가팔랐지만 새 아파트 매매가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6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가운데 '입주 5년 미만'인 새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3.9% 올랐다. 수도권 평균 전셋값 상승률이 2%인 점을 고려하면 2배에 가까운 상승폭을 보인 셈이다. 입주 6~10년 아파트는 2.4%, 11년 이상은 1.8%였다.
서울 내에서도 새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3.1%)은 서울 전체 평균(2%)을 웃돌았다. 서울의 새 아파트 3.3㎡당 전셋값은 지난해 초 1013만원에서 2월 현재 1060만원 선으로 오른 상태다. 새 아파트 중에서는 서울 강북 번동 두산위브 1단지와 강일동 리버파크 5단지 등의 전셋값 상승률이 눈에 띈다. 두산위브 1단지는 연간 전셋값이 24%, 입주 4년 차인 강일동 리버파크 5단지는 22% 올랐다.
두산위브 주변 D중개업소 관계자는 "주택시장 불황으로 수요자들이 집사기는 꺼리지만 전세는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진 새 아파트를 선호한다"며 "입주 5년을 지나지 않은 아파트 전세는 물량도 적고 가격도 높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는 매매가 하락폭도 기존 아파트보다 작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새 아파트의 매매가 하락률은 3.7%로 서울 아파트 전체 평균(하락률 6.04%)보다 변동폭이 작았다. 또 입주 6~10년 아파트는 5.6%, 입주 11년 이상은 6.4%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입주한지 오랜 아파트일수록 매매가 하락률이 컸다. 수도권 전체로는 아파트값이 5.2% 떨어졌지만 입주 5년 미만 아파트는 4% 하락하는데 그쳤다.
새 아파트 매매가 하락폭이 작은 것은 매물로 나온 물건이 많지 않은 이유도 있다. 1주택자가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을 받으려면 2년 이상 집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후 아파트는 입주 20년이상의 재건축 아파트의 약세가 지속된 것이 낙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팀 팀장은 "새 아파트는 운동시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요즘같은 불황에도 크게 저평가되지 않고 실거주 수요가 많기 때문에 전세 수요도 많고 집값 낙폭도 작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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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매가 변동률 (출처=부동산114,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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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셋값 변동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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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kdw128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