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키움증권에 입사한 신입사원 김모씨(25)는 입사 후 석달이 쏜살같이 지난 뒤 통장잔액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부모님께 선물을 사드리고 취업기념 '한턱'을 내다보니 월급이 줄줄 새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애 첫 월급을 받는 신입사원은 난생 처음 꼬박꼬박 들어오는 목돈에 큰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신입사원 때 버릇 임원까지 가듯' 사회초년병 시절에 재테크 습관을 제대로 들여야 종잣돈 마련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만기가 지나치게 긴 장기적금에 가입하면 곤란할 수 있다. 신입사원들은 생애주기상 입사 후 3~7년 내 결혼하는 등 목돈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자금목적별로 포트폴리오를 세심히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금, 주택마련 등 목돈을 착실히 적립할 원금보장형 상품에 월급 절반을 일단 떼어놓고 공격형 투자상품에 일부를 투자해 초과수익을 누릴 필요가 있다.
◇새내기는 '청약통장'·2년차엔 재형저축=앞으로 10년을 바라보고 내집마련을 해야 하는 신입사원이라면 주택마련용 금융상품을 빼놓을 수 없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무주택자면서 근로소득이 있다면 가입자격이 주어진다.
연간 납입금액의 40%를 소득공제받을 수 있고 2년 이상 가입을 유지하면 연 4.5%의 금리를 제공하는 점도 매력적이다. 가입 후 2년이 지나면 1순위가 된다. 국민주택기금 취급 은행인 우리·농협·IBK기업·신한·하나은행에서 판매중이다.
18년 만에 부활한 재형저축도 효자상품이다. 가입 후 3년간 연 4.5%의 금리(단리)가 보장되는 데다 7년을 유지하면 14%의 이자소득세도 비과세된다. 다만 중도에 상품을 변경할 수 없으므로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재형펀드의 경우 일단 소액으로 가입, 가입기간을 장기로 유지하되 시장 상황을 봐서 추가납입하면 똑똑하게 투자할 수 있다.
다만 재형저축 가입자격은 직전연도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 또는 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 사업자로 가입자격이 제한된다. 신입사원은 지난해 소득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실상 입사 2년차부터 가입이 가능하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7년 내에 재형저축 상품을 중도해지하면 이자, 배당소득 감면세액이 추징되므로 가입할 때 신중해야 한다"며 "7년 만기가 지난 뒤 연장기간에 해지할 경우 연장한 기간뿐 아니라 기존 투자한 부분의 감면세액도 추징되기 때문에 만기 연장 역시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불안한 '국민연금'…연금저축 '기웃'=요즘 신입사원들이 큰 관심을 쏟는 상품은 놀랍게도 연금이다. 국민연금이 2050~2060년에 바닥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노후 대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져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개인연금보험 상품은 사업비가 7~10% 정도로 높은 편이다. 다만 연간 4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사업비 부담을 상쇄하는 효과는 있다. 연봉이 3000만~4000만원인 신입사원이라면 400만원 납입시 연 50만~60만원 정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한편 추가납입을 이용하면 사업비 절감이 가능하다. 추가납입에는 사업비를 약 2%만 부과한다. 월 10만원씩 고정으로 납입하되 분기당 300만원 한도에 맞춰 특정 달에 270만원을 한꺼번에 납입하면 총 390만원 납입이 가능하다. 이 경우 120만원에 대해서는 7~10%대 사업비를 내고 270만원에는 2%만 내면 된다.
◇'짠돌이 새내기'는 스마트폰 적금·주식계좌='짠돌이족'에 속하는 신입사원에겐 스마트폰 적금상품이 안성맞춤이다. 언제 어디서나 저축이 가능해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요즘 신입사원들이 새는 푼돈을 아끼기 좋다.
시중은행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 적금은 대부분 1000원 단위로 자유롭게 저축이 가능하다. 생활비에서 남은 잔돈을 꼬박꼬박 넣어 알토란 같은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KB국민은행의 '말하는 적금', 우리은행의 '우리꿈적금', 우체국의 '스마트퍼즐' 적금 등 다양한 상품이 있으며 추천받거나 퀴즈를 맞히면 우대이율을 제공한다.
다만 스마트폰 적금은 예치기간에 관계없이 확정금리가 나오는 일반 정기적금과 다르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1년 만기로 가입하고 12개월째에 돈을 넣는다면 납입한 금액에 대해서는 1개월치 이자만 지급되는 구조다. 때문에 초반에 4% 금리를 제시했어도 만기에 받는 이자는 2~3% 수준에 그칠 수 있다.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주식계좌를 개설하고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깔아 소액으로 직접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80% 이상 자산을 예·적금과 주택마련상품에 배분했다면 10~20% 정도를 떼어내 주식에 분산,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
민석주 키움증권 금융상품팀장은 "MTS를 사용하면 저렴한 수수료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며 "우량주 및 고배당주를 차곡차곡 적립하는 습관을 통해 장기목돈 마련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