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21. 22:46ㆍ지구촌 소식
美, 실업률 아직 높아 양적완화 지속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예상했던 대로 매월 850억달러(약 95조원)어치의 채권을 사들이는 양적완화 조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시장에 돈을 풀기로 했다.
20일 연준은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정례회의를 끝낸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물가안정 속에 고용시장 전망이 현저히 개선될 때까지 자산 매입을 지속하는 한편 만기가 돌아온 채권 원리금도 재투자할 것"이라며 중단 없는 양적완화 조치 시행을 재확인했다. 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가진 벤 버냉키 연준 의장도 "(고용ㆍ주택경기 등이) 확실히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이제 필요한 것은 이 같은 회복세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악재와 관련해 버냉키 의장은 "키프로스 사태를 주의 깊게 보고 있지만 미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 같지 않다"면서도 "시퀘스터(정부예산 자동삭감)가 경기ㆍ고용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마이클 핸슨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버냉키 의장과 재닛 옐런 부의장은 양적완화 조치 중단에 나서기 전에 먼저 확 개선된 고용지표를 보기를 원한다"면서 "(양적완화를 중단하려면)결국 이들 두 명이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데 이런 시기가 일찍 올 것 같지 않다"며 당분간 양적완화 지속에 무게를 뒀다.
이날 정례회의 후 나온 연준의 미국 경제전망을 보더라도 당장 양적완화 조치가 중단되기 힘든 분위기다.
◆ 연말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소폭이지만 하향조정(2.3~3.0%→2.3~2.8%)했다. 또 앞으로 3년간 미국 인플레이션이 2% 아래에 머물 것으로 진단했다. 실업률은 올해 7.3~7.5% 선에서 움직이다가 내년께 6.7~7.0%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연준은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지거나 인플레이션이 2.5%를 넘어서지 않는 한 제로금리(0~0.2%)와 양적완화 조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시장에 약속한 바 있다. 이처럼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키프로스 재정위기로 이번주 들어 조정 국면에 빠졌던 증시가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뉴욕증시는 미국 연준 양적완화 유지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다만 양적완화로 과도하게 풀린 돈이 증시로 대거 유입돼 자산거품을 촉발시키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것이라는 양적완화 비판론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했는지 버냉키 의장은 "유연한 정책을 펼치는 게 합리적인 것"이라며 "시장이 연준의 목적(고용창출ㆍ경기확장)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이면 자산 매입 규모ㆍ속도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이 자산 매입 규모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상원 예산안 합의…정부 폐쇄 모면
한편 미국 연방정부가 예산이 없어 문을 닫는 `최악의 사태`를 모면하게 됐다. 미국 하원에 이어 상원도 2013회계연도 예산안에 합의했다.
미 상원의 민주ㆍ공화 양당 지도부는 20일 2013년 예산안에 합의하고 표결 절차를 거쳐 하원에 돌려보내기로 했다. 이에 앞서 미국 하원은 지난 6일 예산안을 가결 처리했다.
상원 수정안이 이르면 21일 하원을 통과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에 서명하면 2013회계연도가 끝나는 9월 말까지는 연방정부에 필요한 예산이 계속 투입된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9월 2013회계연도 예산안 협상에 실패하면서 6개월치(지난해 10월 1일~올해 3월 27일) 잠정예산안만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까지 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정부가 폐쇄될 위기에 처했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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