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北핵능력 과장·대화는 나중"…혼선 정리

2013. 4. 17. 21:32C.E.O 경영 자료

<오바마 "北핵능력 과장·대화는 나중"…혼선 정리>

"핵탄두 얹은 미사일 능력 없어…도발적 행동 먼저 바꿔야" 연합뉴스 | 입력 2013.04.17 01:38 | 수정 2013.04.17 01:42

 

"핵탄두 얹은 미사일 능력 없어…도발적 행동 먼저 바꿔야"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 미국 내에서 북한의 핵무기 능력에 대한 평가와 '대화 또는 북한 후속조치'의 우선순위를 놓고 혼선이 이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를 정리했다.

북한은 아직 탄도 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할 능력이 없으며 북한의 '도발적 행동' 중단이 전제되지 않는 한 대화나 협상도 없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분명하게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NBC 방송 인터뷰 형식으로 미국 행정부의 공식 입장을 비교적 소상하게 설명했다.

그는 "정보 당국의 현재까지의 분석에 근거할 때 북한이 핵탄두를 탄도 미사일에 얹을 능력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는 게 나와 행정부의 결론"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북한이 탄도 미사일에 핵무기를 실어나를 기술과 노하우를 갖췄느냐를 놓고 미국 내에서 일었던 공방을 잠재울 수 있는 대통령의 평가라는 점에서 무게가 실리는 발언이다.

혼선은 지난 11일 열린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더그 램본(공화·콜로라도) 의원이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보고서인 '유동적인 위협의 평가 8099: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의 한 대목을 공개하면서 비롯됐다.

지난달 작성된 보고서는 "북한이 현재 탄도 미사일을 통해 운반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어느 정도 자신 있게(with moderate confidence) 평가한다. 그러나 (무기의) 신뢰도는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AFP 통신 등은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성공 가능성을 시사한 첫 사례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자 미국 국방부와 정보 당국은 공식 성명을 내고 무마에 나섰다.

조지 리틀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 정권이 해당 구절에 언급된 종류와 같은 핵 능력을 완전히 실험ㆍ개발ㆍ입증했다고 시사하기는 부정확하다"고 했고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해당 진술은 정보 당국의 평가가 아니다. 북한은 핵미사일에 필요한 능력을 아직 완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클래퍼 국장은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서는 "북한은 이미 미국과 동아시아 안보 환경을 위협할 능력을 보여줬다. 도로이동식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 배치를 위한 기초적인 단계를 밟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혼선을 부추기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이 핵탄두를 탄도 미사일에 얹어 발사할 수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미국 행정부의 평가가 바뀌지 않았음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북한이 비핵화 합의 이행 등 의미 있는 조처가 있기 전까지는, 그리고 북한이 추가 도발 또는 핵위협 카드를 내민다면 국제 사회와 함께 이를 무력화하는 동시에 대화나 협상도 없다는 미국 행정부의 원칙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김정은(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전임자들(김일성 전 주석 및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보여줬던 도발적 행동을 먼저 바꿔야 한다. 우리는 이런 종류의 도발을 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한ㆍ중ㆍ일 3개국을 순방하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함으로써 미국이 '먼저 대화하고 나중에 후속 조치' 전략으로 선회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을 일축한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 북한이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잠재적인 해결책 논의에 동의하기에 앞서 앞으로 몇 주간 더 도발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국제 공동체가 이를 봉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화나 협상의 여지도 남겼다.

그는 "북한이 국제 사회와 협력해 이들 현안을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단계로 접어들기를 바란다. 밥상 위에 숟가락을 집어던지고 제 갈 길로 가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이 또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시점을 '앞으로 몇 주간'(over the next several weeks)이라고 특정한 점으로 미뤄 이달 말 한ㆍ미 간 연합 군사 훈련인 독수리(FE) 연습이 끝나면 남북 또는 북미 간 대화 국면이 서서히 조성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