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멘토의 독설… "高환율<MB정부> 덕본 건 한국이 元祖"

2013. 5. 8. 21:15C.E.O 경영 자료

[Weekly BIZ] 아베노믹스 멘토의 독설… "高환율<MB정부> 덕본 건 한국이 元祖"

  • 이지훈 위클리비즈 에디터, 이신영 기자
  • 조선비즈 입력 : 2013.05.04 03:03

    하마다 예일대 명예교수 "아베노믹스는 하늘이 내게 준 선물"
    이단으로 취급받다 아베 만나 '활짝' 올 초 일본서 책 출간, 20만부 팔려
    "20년 불황, 일본은행 금융정책 실패 때문
    리먼 쇼크 이후 금융 확대 정책으로 미국·유럽도 대공황 같은 파국 피해
    일본 때문에 손해봤다고 생각하면 한국은행도 대담한 통화정책 실시해야"

    "하늘에서 선물을 받은것 같습니다. 아베노믹스의 이론적토대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하마다고이치(浜田宏一·77) 예일대 명예교수는 자신의오랜주장이 정책으로 실현된데 대한 소감이 어떠냐는 위클리비즈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도쿄대학과 예일대학에서 40년 이상 교편을잡은 그는"일본의 20년 장기불황이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비판하면서 공격적인 금융완화정책을 주장해왔다. 그는 올 초 일본에서 출간해 20만부가 팔린 책 '미국은 일본 경제의 부활을 알고 있다'에서도 무제한 금융완화와 엔고 해소의 필요성을 직설적이고 집요하게 강조한다. 그는 책에서 "일본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인구 성장률과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구조 개혁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당장 필요한 것은 용기 있는 금융정책"이라며 "리먼 쇼크 이후 미국과 유럽이 대공황과 같은 파국을 피할 수 있었던 것도 대담한 금융 확대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오랫동안 이단으로치부되던그의주장은그와 10년 이상 친분이 있는 아베 신조씨가 다시 총리가되면서 아베노믹스라는 이름으로 현실이 됐다. 아베는 선거에서 이겼고, 일본은행총재는그가 추천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씨로 바뀌었다.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 엔화 가치는 떨어지고 주가는 치솟으며 일본 기업의이익도개선되는신호가나타나고있다.

    그러나돈만 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식의 하마다 교수 주장은 통화정책의 동태적 파급 경로를 무시한, 지나치게 단순한 주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베노믹스가장차 초(超)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키고, 국가부채를 감당하기 어렵게 만들며, 대외적으로는환율전쟁을일으킬수있는극약처방이라는비판도있다. 〈박영철 교수 기고 참고〉

    하마다 교수는 미국에서 전화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관방장관자문역으로 정부 일에도 관여하고 있다. 위클리비즈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독자들의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다소 극단적으로 비칠 수도 있는 하마다 교수의 주장을 그대로 소개한다.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 /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룸버그

    ―언제 처음 아베총리를 알게됐나?

    "10년도 넘었다. 예일대를 2년간 떠나일본내각소속 경제사회연구소 소장으로 일할때 그가 관방차관이었는데, 그때 처음 만났다. 그 뒤 4, 5차례만났다. 그의 아버지인 아베신타로 전외상의 이름을 따 만든 '아베펠로십프로그램'의 연구장학금에 채택돼 연구를 진행한 인연으로 종종 만날수있었다."

    ―그에게 뭘 가장 강조했나?

    "나는 디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통화확대정책이라고 10년 전부터 주장해 왔고, 아베에게도 계속 말해왔다. 또 엔을평가절하해야한다고 했다. 이런 건그전까지만해도비정상적인행위로인식됐다.

    ―아베총리는 통화확대정책에 처음부터 긍정적이었나. 그가 혹시"이렇게 하면 너무 급진적인데"같은 말을 한 적이있나?

    "그가 처음부터완벽하게자신했다고는볼수없다. 3년전쯤에는그런식으로망설였는데, 1년전부터는이게옳은길이고, 일본은행이통화정책을잘못운용하고있다는것을알게된것같다.

    ―지난 40년 연구의 결실이 드디어 맺혔다는 의미에서 자부심이 남다를 것 같다.

    "정말그렇다. 나는 이런 통화확대정책을 계속 주장해왔다. 일본 경제리더들에게도 말해 왔지만, 소수만 내 의견에 수긍했고, 일본은행이 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지원했다. 일본은행의 새로운 부총재인 이와타기쿠오(岩田規久男) 역시 나처럼 통화확대정책을 50년이나 주장해왔다. 나나 그나 무시되어왔고, 소수로 분류됐지만, 이제 많은 사람이 우리 이야기에 매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엔화평가절하는 일본의 문제를 다른 나라에 떠넘기는, 전형적인 '이웃나라거지만들기(beggar-thy-neighbor)' 정책이라는 비판이 있다. 당장한국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있다.

    "2007년부터 엔과 원의 환율을 비교해보니2007년 1월 이후 원은 엔에대해 199%나 가치가떨어졌다. 만약 지금 아베노믹스를 '이웃나라거지만들기' 정책이라고부른다면, 과거 한국도 같은 일을 한 것과 마찬가지다. 리먼쇼크 이후를 보면 엔은달러 대비 30%나 평가절상 됐는데, 반대로 원화는30% 평가절하됐다.

    ―미국, 유럽, 일본의 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시장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데, 이게 장차 새로운 위기를불러올 가능성은 없나?

    "그런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너무 빨리너무 많은 자금을 시장에 쏟아부으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높이고, 실제 물가가 높아질수 있다. 그러나 그러면 그때 가서 중앙은행이 통화긴축정책을 펴면 된다. 특히 일본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만 정해둔 상태에서 물가상승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인플레이션 상황이 닥치면 걷잡을수없어져 통제가 불가능 하지 않겠나. 선제대응이 필요하지 않나.

    "전혀 그렇지 않다. 일본의 통화정책 역사를 보면, 2차세계대전 이후 1950년대, 1955년, 그때부터 지금까지 하이퍼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어떤 인플레이션도 겪어본 적이 없다. 1973년 오일쇼크 때 물가가 두 자릿수로 올라간 적이 있지만, 억제 정책을통해 다음 해엔 한 자리 숫자로 내려왔다. 일본은 인플레이션을 오랜기간 성공적으로 관리해 왔다. 지난 몇년간 일본은행은 스스로 지어낸 이야기를 퍼트렸다.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는 이야기인데, 일본사람을 믿게만들었다.

    지난 1년간 닛케이지수 주가

    ―왜 미국이 아베노믹스를 반대하지 않을까?

    "미국도 통화 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 또 일본경제가 강해지면미 국경제에도좋다.

    ―당신은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달러당 95~100엔 정도는 괜찮은데, 110엔 정도는 너무 높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럼 100엔 정도가 적정하다고 보나?

    "지금 정부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숫자를 이야기 하는게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리먼쇼크 이전 엔고 시절과 지금을 비교할 때 일본산업에 큰 도움이되고 있다는 점은 이야기 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지면 시장금리가 올라 갈 수 있다. 이 경우 정부의 국채원리금 지급 부담이 가중되고, 국채가격이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일본국채를 보유한 은행들이 손실을 보게되고 대출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이에대한 생각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 교수에따르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커지면 명목금리가 올라가지만 상대적으로 실질금리가 내려간다고 돼 있다. 설사 국채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금융기관들은 주식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아베노믹스의 효과는 아직은 금융시장의 이야기다. 실물경제로 이런 온기(溫氣)가 옮아갈 것 같은가?

    "그렇다. 일단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돈을버는사람이 늘어날 것이고, 그 돈으로 어느 정도 소비를 하게 될 것 이다. 또 주식시장이 회복되면 은행들의 사정도 좋아져 대출을 늘릴 것이고 기업의 투자가 늘어 날 것이다.

    ―통화정책과 달리 일본의 성장정책이나 재정정책은 눈에 들어오는 게 없다. 여기에 대한 견해는.

    "통화정책을 잘 운용하면 굳이 재정 정책을 통해총수요를 끌어올릴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