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고정금리' 재형저축 내달에 나온다

2013. 6. 5. 21:45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7년간 고정금리' 재형저축 내달에 나온다

 

 

은행, 3년 고정후 4년간 고정금리 재조정
최저금리 보장해주는 변동금리 상품도 검토


주요 은행들이 연 3%대 초반의 고정금리를 7년간 지급하는 재형저축 신상품을 이르면 다음달 출시한다. 기존 ‘3년 고정금리, 4년 변동금리’ 방식의 재형저축이 출시 3개월 만에 인기가 식으면서 금리 구조를 다양화해 수요를 늘리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금리구조 다양화해 수요 창출

한국경제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농협 등 은행들은 7년 고정금리 재형저축 상품을 만들어 이르면 오는 7월 내놓을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리 수준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달 중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7년 고정금리 재형저축의 금리는 기존 상품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은행은 연 3%대 초반 수준을 고려하고 있다. 7년 동안 금리가 오르내릴 위험을 반영한 것이다. 현재 판매되는 상품은 가입 3년간 연 4%대 초·중반의 금리를 적용하고, 4년째부터 매년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은행들은 다음달 내놓을 상품의 금리구조를 다양하게 할 계획이다. 3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나머지 4년은 그 시점에 알맞은 고정금리를 다시 정해 적용하는 상품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변동금리를 적용하되 최저 금리를 보장하는 상품도 고려하고 있다. 이 경우 최저 금리는 연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이 금리 적용 방식을 다양화한 재형저축 상품을 내놓는 것은 ‘금리구조를 다양화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권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상품이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재형저축 열기 3개월 만에 시들

금감원이 ‘다양한 재형저축’을 주문한 것은 18년 만에 부활한 재형저축이 출시 석 달 만에 찬밥 신세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6일 출시 하루 만에 30만 계좌가 팔렸던 재형저축은 3월 한 달 동안 130만여계좌가 판매됐다. 그러나 4월 누적 판매량이 161만여계좌로 주춤하더니 5월 들어선 165만여계좌로 제자리걸음 했다.

열기가 식은 것은 소비자의 변심이 큰 이유다. 예상보다 금리가 높지 않은데다 3년간의 고정금리 적용 기간이 지나고 변동금리가 적용될 때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중도해지하면 세금 감면도 받지 못하고 금리도 기본금리의 절반 이하까지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금리가 연 1~2%대에 불과해 다른 예금상품보다도 불리하다.

은행으로서도 금리 변동에 대한 리스크가 컸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재형저축의 금리는 그대로다. 손해를 보는 만큼 은행의 판매 유인이 떨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만약 3년 안에 금리가 올라가면 예금자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커 가입을 강요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금리 구조를 가진 상품으로 새로운 수요를 만들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의도다.

새로운 재형저축 상품에 대한 은행권의 평가는 엇갈린다. 은행 간 금리 경쟁이 붙으면 출시 초기의 열풍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그러나 역마진 우려가 커 은행들이 마케팅에 힘을 쏟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수요자는 웬만큼 가입한 탓에 추가 수요를 만들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일규/박신영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