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도한 통제로 삼성같은 기업 못 만들어"

2013. 7. 20. 22:04C.E.O 경영 자료

"中, 과도한 통제로 삼성같은 기업 못 만들어"

‘퓰리처상 수상’ 밥 데이비스 WSJ국장 내한 강연
“한·일 성공모델 따라했지만 혁신 꽃피울 시스템은 없어”
세계일보 | 입력 2013.07.19 22:08 | 수정 2013.07.20 01:57

 

 

"중국은 한국의 삼성·현대차, 일본의 파나소닉처럼 세계적인 수준의 혁신기업을 만들지 못하며 '삐꺼덕'대고 있습니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밥 데이비스(사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경제 담당 편집국장은 1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강연에서 "중국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정부가 (경제 통제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 선을 긋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이 한국·일본의 성공한 경제모델을 따라 했지만 혁신을 꽃피울 시스템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포츠를 예로 들었다.

데이비스 국장은 "중국 사람들이 탁구와 농구를 좋아하는데, 훌륭한 탁구선수는 많지만 농구선수는 13억 인구 중 야오밍(姚明) 한 명뿐"이라며 "중국 농구코트는 다 잠겨 있어서 자유롭게 경쟁하며 실력을 높일 수 없다. 이것이 경제부문에서 중국 정부가 가진 문제"라고 꼬집었다.

과도한 정부의 '경제통제'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똑똑한 정부 관리도 미래를 이끌어갈 10개 산업을 꼽으라고 하면 지금 현재 중요한 산업만 얘기한다"며 "정부 관리가 충분한 지식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 국장은 "중국 정부가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기 위해 인프라에 투자해 왔는데, 그것만 하면서 투자효율성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혁신에 실패한 국가들의 문제는 세계적인 수준의 기업을 탄생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한국의 삼성이나 현대차, 일본의 파나소닉 등과 같은 세계적인 혁신 기업과 견줄 수준의 중국 기업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국이 혁신을 위한 5개년 계획 등을 세우지만, 가령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를 만들어도 정말 중요한 건 컴퓨터를 어떻게 사용하고, 경제시스템에 적용하느냐는 것"이라며 "이게 없으면 단지 (전시를 위한) 트로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중국 성장률이 3∼4%대로 급락할 수 있다는 시장 시각을 언급하며 시장이 중국의 성장둔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1999년 아시아·러시아 경제위기 관련 기사로 언론계의 노벨상인 '퓰리처상'을 받았고, 현재 WSJ의 중국경제 보도를 총괄하고 있다.

김기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