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100년…세계경제 '절대권력' 비결 5가지

2013. 12. 24. 19:41C.E.O 경영 자료

美연준 100년…세계경제 '절대권력' 비결 5가지

금리 쥐고 흔들고, 위기 땐 소방수 역할…공격적 채권매입까지

연합뉴스

'100세'경륜으로 금융 관리를... (A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미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본부에서 연준 설립을 위한 연준법 서명 100주년 기념행사를 마친 뒤 벤 버냉키(오른쪽) 현 의장이 폴 볼커(왼쪽),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bulls@yna.co.kr Federal Reserve Board Chairman Ben Bernanke, right, with former chairmen Paul Volcker, left, and Alan Greenspan, talk after participating in the ceremonial signing of a certificate commemorating the 100th anniversary of the signing of the Federal Reserve Act, Monday, Dec. 16, 2013, at the Federal Reserve Building in Washington. Bernanke, joined by his two predecessors, marked the 100th anniversary of the Federal Reserve by reflecting on the bold actions past chairmen have had to take in the best interest of the U.S. economy.�(AP Photo/Pablo Martinez Monsivais)


(워싱턴 AP=연합뉴스) 1913년 12월 23일 우드로 윌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설립 법안에 서명할 때 당시 사람들은 연준을 그저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 정도로 생각했다.

1세기가 지난 뒤 연준이 전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거대한 기관이 될 줄은 꿈에도 상상을 못했던 것이다. 금리와 고용률, 환율, 무역, 주가, 금융규제 등 연준의 움직임의 여파를 피해갈 수 있는 경제영역은 오늘날 세계 어디에도 없다.

이젠 연준이 미국의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에 이은 '제4부'가 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설립 100주년을 맡은 연준이 세계 경제의 '절대권력'이 될 수 있었던 5가지 비결을 꼽아봤다.

▲최종대부자 역할 = 애초에 미국이 연준을 설립한 이유는 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몰렸을 때 자금을 지원해주는 이른바 '대출 창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 100년간 연준은 소형은행부터 대형은행에까지 수조 달러를 공급하며 금융시장에 영향력을 키워왔다. 이런 '최종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의 역할은 특히 지난 금융위기 때 절정에 달하며 수많은 금융회사의 생살여탈권을 손에 쥐게 됐다.

▲단기금리 조정 = 설립 10년 후 연준은 시중은행이 가진 국채를 사들이거나 팔면서 단기금리를 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금리를 내리려면 돈을 찍어내 은행으로부터 국채를 사들인다. 시중에 돈이 많아지면서 금리는 내려가고 은행은 이 돈으로 대출을 늘려 실물경제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단기금리는 이후 연준이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두 가지 설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휘두르는 가장 큰 칼이 됐다.

▲채권매입(양적완화) = 금융위기 이후 0%대의 정책금리를 이어갈 수밖에 없게 되자 연준은 새로운 무기를 들고 나왔다. 바로 달러를 찍어내 국채와 주택담보채권(MBS)을 4조 달러 어치나 사들인 '양적완화' 정책이다. 이는 전례가 없던 경제학적 실험이었다. 이 정책 덕분에 장기금리는 내려갔고 대출과 소비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연준은 이달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며 미국 경제가 회복궤도에 올랐음을 선언했다.

▲투명성 = 이전까지 단기금리 조정과 같은 중대 조치조차 외부에 밝히지 않던 연준은 1987년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취임하며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린스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정책을 결정한 뒤 그 내용과 이유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후임 벤 버냉키 의장은 더 나아가 매 분기 기자회견을 열며 시장과 국민에게 통화정책을 설명했다. 이러한 연준의 투명성은 통화정책의 방향을 미리 예고하는 '선제 안내'(포워드가이던스) 정책의 밑거름이 됐고, 결국 시장의 비이성적 불안감을 잡는 데 성공했다.

▲정치적 독립성 = 미국 의회는 그간 연준을 정치권력으로부터 최대한 격리시키려 노력해왔다. 이는 연준이 독립 기관으로서 이해관계에 치우치지 않는 통화정책을 펼치라는 의미에서다. 이 덕분에 양적완화와 같은 파격적이고 비전통적인 정책을 도입하며 미국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 공화당 일각에서는 연준을 의회의 감시 아래로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준이 맡은 일이 과거와 달리 너무나도 중대해졌다는 이유에서다.

banghd@yna.co.kr